국민들이 이따위로 하라고 180석 줬나?...대통령 입맛에 맞는 공수처장 임명 위한 무리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野 반대로 최종후보 가려내지 못하자 활동 중단 결정
與최인호 "국민의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 좌절...법 개정해서 올해 안에 공수처 반드시 출범"
野 강하게 반발...주호영 "그런 깡패짓이 어디 있나" 최형두 "법치 파괴 행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당명에 '민주'를 왜 넣었을까? 지난 총선에서 180석 가까운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국민들이 '독재'를 하라고 힘을 실어준 게 절대 아님에도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고 있다. 이번엔 논란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올해 안 출범을 핑계로 고위공직자비위수서처법 개정까지 도모하고 있다.국민의힘의 동의 없이 자기네들 입맛에 맞는 공수처장 후보를 올려 공수처 출범을 강행하겠다는 살벌한 계획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18일 최종후보 2명을 가려내지 못했다. 추천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차 회의를 열고 10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검증작업을 이어갔다. 세 차례에 걸친 표결 끝에 다수 득표자 4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했지만 최종 선정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추천위원 7명 가운데 6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송곳 검증'을 예고한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 2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3차 회의에서도 후보 선정과 관련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자 추천위는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회의 재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속개 요청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추천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청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야당 측 추천위원 2명 만으로 상황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이유 모를 분노를 드러내며 국민의힘의 비토권을 무력화 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추천위 활동 종료 발표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실상 국민의힘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된 것"이라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민주당은 국민 앞에 천명했듯이 대안의 길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며 "법사위가 중심이 되어 대안을 신속히 추진하도록 할 것이다. 법을 개정해서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키겠다"고 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이 반대해도 추천위원 3분의 2(5명)가 찬성하면 추천할 수 있도록 의결정족수를 개정하는 안(김용민 의원 대표발의)과 국민의힘의 추천 몫을 국회의장에게 넘기는 안(백혜련 의원 대표발의) 등 두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다.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돼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그런 깡패짓이 어디 있나"라며 "그 법을 만들 때 공수처가 대통령 마음대로 되는 기관이라는 말에, 야당 추천권이 보장되면 절대 그럴 일 없다고 얼마나 자기들이 강조했나"라고 반문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수처 추천위 자진 해체는 민주당이 공수처장 추진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하는 법치 파괴 행위"라며 "국회가 만든 법을 잘못 만들었다며 걷어찬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추천위 회의를 파탄 낸 추천위원들의 오늘 행적은 영원히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후안무치한 법치파괴 동조를 중단하고 추천위 회의에 즉각 복귀하지 않는다면,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이달 말께 법사위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통과해 12월 2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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