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된 미국의 연방 하원 의원 선거에서는 모두 4명의 한국계 후보가 당선돼 역대 최다 성적을 기록하면서 한국 출신 이민자들의 중앙정계 진출을 본격화 했다.

이들 중 캘리포니아주 제39선거구에서 현역인 민주당 길 시스네로스 의원을 접전 끝에 누르고 승리한 공화당 영 킴(Young Kim 57ㆍ한국명 김영옥) 당선자가 경북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던 사연이 회자되고 있다.

5년전인 2015년 7월 22일 당시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신분이었던 영킴 당선자는 경북 구미시 상모동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했다. 당시 주 하원의원이었던 영 킴이 지금은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2015년 구미 ‘박정희 생가’ 방문, “뿌듯하다” 소감

당시 영킴은 외교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방한기간중 만나고 싶은 한국 정치인으로 경기도지사 시절 투자유치 방문으로 친분을 맺었던 김문수 전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지목했다. 이에 김문수 전 지사는 한국 근대화의 성지인 대구 및 박정희 전대통령 생가 방문을 권유해 참배가 이루어졌다.

영킴 의원과 동행했던 김문수 전 지사는 “영킴 의원과는 14~15년 가까이 인연을 맺고 있다”며 “주 하원의원 당선 후 첫 귀국한 자리라 의미 있는 곳을 보여주고 싶어 생가를 방문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015년 7월 22일 영킴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의원이 경북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남유진 구미시장의 안내로 둘러보고 있다.
2015년 7월 22일 영킴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의원이 경북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남유진 구미시장의 안내로 둘러보고 있다.

영킴은 김문수 전 지사와 함께 생가에 도착, 남유진 당시 구미시장의 안내를 받아 박정희 대통령 내외의 영정에 헌화했다. 남 시장이 “대한민국에서 정치를 하려고 마음먹는 순간에 모두 이곳을 찾는다”고 말하자 영킴 의원은 “나도 내년 (주의원)선거에 도움을 받기위해 기를 좀 받아가야겠다”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에 있는 민족중흥관 등을 둘러 본 영킴 의원은 “41년전 미국 이민자로서 박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게 돼 가슴이 뿌듯하다”며 “한인사회의 도움으로 미국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한미관계 유지ㆍ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대결 앞두고 있던 김문수 ‘지원’

영킴 의원은 이날 생가 방문에 앞서 대구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미국 의회정치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당시 영킴의 대구 및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은 경기도지사 퇴임 후 대구 수성갑 출마를 선언,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던 김문수 전 지사를 지원하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 당시 김 전 지사가 영킴에게 대구에서의 출마계획을 밝히자 “꼭 승리하기 바란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1

영킴 연방 하원의원 당선자는 1962년 인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6학년때 괌으로 이주한 후 하와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가주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3년간 에드 로이스(공화당) 미 하원 외무위원장의 지역구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로이스 위원장과 함께 독도와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미국 의회의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했으며 2014년 11월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남가주 최초 한인여성 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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