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의 '너 죽을래?'라는 폭언은 감사보고서에서 '강하게 질책했다'는 정도로 표현

최재형 감사원장이 "4·15 총선 이전에 진행한 실지 감사 결과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지적돼 있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12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 '총선을 앞두고 감사 결과를 발표하려 한 것은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최 원장은 "사무처에서 실지 감사를 종료하고 저에게 보고한 게 3월 초였는데 그때 지금 (감사원이) 최종 결론으로 발표한 내용과 큰 차이가 없는,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지적돼 있는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당시 판단으로는 총선을 전후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감사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니 여러 가지 허점들이 발견됐다"면서 "감사위원회를 세 차례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해 추가 조사 후에 결론을 내리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서 결정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결국 감사원은 결국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에 대한 감사 결과를 지난달 20일 발표했다. 법정 시한을 8개월 넘긴 시점이었다.

최 원장은 당시 월성원전 감사 결과 발표 지연과 관련해 "그런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았다. 총선 전에 사의를 표명한 게 언론에 나가게 되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감사 과정에서 특정한 결론을 염두에 두고 조사 방향을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자 "(담당) 국장을 새로 보임하고 나서 저한테 자세한 내용을 보고할 필요는 없다고 지시했다"며 "원장이 조사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원장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18년 4월 월성 1호기를 2년 반 더 가동하겠다고 보고한 담당 공무원에게 ‘너 죽을래?’라는 폭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두 사람의 대화로, 진술이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서 한 명의 진술을 전제로 말하기는 곤란하다"며 "감사보고서에는 '강하게 질책했다'는 정도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수원의 경제성 분석을 근거로 7000억원의 보수비용을 들여 2022년까지 수명이 연장된 월성 원전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이에 국회는 감사를 요청했고,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이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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