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오히려 내용 취사선택한 건 SBS'...불편한 기색으로 반박
SBS "의원 질의로 검토 시작" 핵심 전제 왜 뺐는지 답 없다며 재반박
"군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에 올라타 사실관계 취사선택...기본 놓친 일”
SBS '국방부 문건' 2개 공개...JTBC로서도 추가입장 불가피해보여
전희경 "중요한 전제 누락해 군사작전 시도로 둔갑...JTBC는 선 넘어"

JTBC와 SBS가 ‘국방부 위수령 문건’ 보도와 관련해 사실관계 왜곡여부에 대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SBS가 26일 국방부 문건 전문을 공개했다. 문건을 직접 보고 판단하라는 의미에서 전문을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논란이 된 국방부 문건은 ‘위수령에 대한 이해’와 ‘군의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 출동 관련 문제 검토’ 등 두 문건이다.

앞서 지난 20일, JTBC는 지난해 2월 촛불집회 당시 국방부가 능동적으로 ‘위수령’과 ‘병력 출동’을 검토한 것처럼 보도했다. 이어 두 문건이 작성된 시점이 “탄핵 심판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기각되면 집회 규모가 훨씬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때”라고 부연설명했다. 두 가지 맥락만 이어붙이면 마치 군병력을 투입해 촛불집회를 진압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식으로 연결되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JTBC, 위수령 관련 보도내용(사이트 캡처)

이에 대해 SBS는 지난 23일 국방부가 ‘위수령’ 문건을 들여다본 이유에 대해서 사실관계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촛불집회 때문에 능동적으로 검토한 것이 아니라, 이철희 국회의원의 질의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핵심전제를 빠트렸다고 비판한 것이다.

JTBC는 24일 뉴스룸에서 <'위수령 관련 문건 보도' 사실 관계 왜곡한 건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다시 한 번 반박했다. JTBC는 이철희 의원이 검토를 요청한 건 위수령 폐지 여부였지, 병력 출동 문제 부분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어 2016년 11월 촛불 집회가 열릴 때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를 말했던 것과 관련해, 그런 흐름에서 이철희 의원이 2016년 11월 위수령 폐지에 관한 국방부 입장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맥락을 자르고 보도한 건 SBS’, ‘오히려 내용을 생략한 것은 SBS’, ‘이철희 의원이 충실히 설명했는데 맥락을 빼버린 13자 답변을 취사선택한 건 SBS’라며 불편한 기색으로 맞받아쳤다.

또한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국방부가 폐지 의견이었던 위수령에 대해 개선 필요로 바꾸고, 다시 나흘 뒤 병력 출동 검토 문건까지 만들어진 것은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에 충분했다”면서 자신들의 보도에 문제없음을 강조했다.

SBS는 이에 대해 지난 25일 <"의원 질의로 검토 시작" 핵심 전제 왜 뺐나…답 안 한 JTBC>라는 보도를 통해서 JTBC가 여전히 ‘촛불집회를 겨냥해 군이 직접적으로 위수령 관련 검토를 한 것이 아니라 이철희 의원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위수령을 검토했다는 사실을 왜 빠뜨렸는지 설명이 없다’며 지적했다. 또한 국방부가 KIDA(국방연구원)에 위수령 존폐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긴 것을 언급하며, ‘국회 몰래 위수령을 발동하려고 했다면 의원에게 보고한 뒤 전문기관에 연구용역까지 맡긴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라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SBS "의원 질의로 검토 시작" 핵심 전제 왜 뺐나…답 안 한 JTBC(3월 26일 보도)

이어 SBS 김태훈 국방전문기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군의 부당한 개입을 감시하고 경계하는 건 언론의 당연한 책무이지만, 군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에 올라타 사실관계를 취사선택하는 건 언론으로서 기본을 놓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공방 속에 네티즌들은 각 보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가장 처음 JTBC가 보도한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을 검토했다’는 내용에 대해서 네티즌들은 “계엄령이 뻥이 아니었다. 총맞아 죽을 뻔했다”, “한민구 내란죄이다”,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 “소름끼친다”라면서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러한 격한 반응들이 각각 수천 건에서 만 여건 상당의 추천수를 받았고,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관시키는 등 인신공격도 쏟아졌다. 이미 ‘군 부대에서 촛불집회 진압 작전을 펼치려고 했다’는 것이 사실처럼 낙인 찍힌 파급력이 큰 보도였다.

이어 추가로 나온 공방에서는 SBS와 JTBC 사이에 공정성과 신뢰도를 문제삼는 댓글들이 달리며 주목하고 있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JTBC는 소위 촛불위수령 왜곡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밝히고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전제를 누락했냐”며 “그 결과 기사의 내용은 의원질의에 대한 법률검토가 아닌 군사작전 시도와 같은 전혀 엉뚱한 내용으로 둔갑하고, 사회는 잠시나마 당신들이 의도한 대로 들끓었다”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대한민국 흔들기라는 집요한 의도와 이를 관철하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겠다는 적극성의 결과물”이라며 “JTBC는 이미 선을 넘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한편 SBS가 ‘위수령에 대한 이해’와 ‘군의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 출동 관련 문제 검토’ 등 두 문건의 전문을 공개한 이상 JTBC로서도 추가 보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JTBC가 보도했던 내용이 ‘전 정부가 촛불집회에 군을 투입하려 했다’는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만큼 시민들 사이에서는 두 매체의 공방에 주목하고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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