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칼럼] 미국 대선 후의 혼돈 속에서도 평안한 자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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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11.13 09:38:23
  • 최종수정 2020.11.13 14: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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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치른 후의 미국은 그야말로 혼돈 상태
바이든 시대 열린 것 같지만 트럼프는 재선 성공한 듯 행동해
트럼프는 어떤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는 것인가?
반면 금융 시장의 지표는 오히려 평화롭다
최소한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가 위험에 처해있다고 보지 않는 것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치른 후의 미국은 그야말로 혼돈이다. 아래의 대선 판세 차트가 미국의 현상황을 여실히 드러내 준다. 친 바이든 성향의 CNN은 바이든 279, 트럼프 217이라고 표시해 놓고 있다. 숫자는 각 후보가 현재까지 확보한 선거인단 규모를 말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 대통령은 유권자의 직접 투표가 아니라 주별로 선출된 선거인단의 투표로 뽑는다. 선거일인 11월 3일에 미국 유권자들은 대통령에 직접 투표를 한 것이 아니라 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선거인단에 투표를 한 것이다. 선거인단 규모는 주마다 다른데 50개주를 다 합치면 538명이다. 따라서 과반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위의 CNN 보도가 맞다면 바이든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279명으로 270명을 넘었으니 당선이 확정된 셈이다. 하지만 그렇게만 말할 수 없는 것이 언론마다 숫자가 들쭉날쭉이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바이든 290 트럼프 217로 기록해 놓고 있다. 확정된 숫자가 아니라 상당 부분 예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숫자가 다르다.

친트럼프 성향의 에포크 타임즈는 트럼프 232 바이든 214로 기록해 놓고 있다. CNN, FT와는 반대로 바이든보다 트럼프가 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숫자는 개표가 완료되고 분쟁의 소지도 없는 주의 결과만을 합산한 것으로 보인다. 개표가 진행 중인 주 뿐만 아니라 소송이 걸려 있어 공식적으로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은 주들은 모두 제외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어떤 숫자를 믿어야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인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의 행보를 보면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바이든 뿐 아니라 미국 주류 언론들은 모두 바이든 시대가 열린 것처럼 보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백악관을 비워줘야 할 트럼프는 마치 재선에 성공한 사람처럼 행동한다. 폼페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2기 출범 준비가 잘 되어 가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공화당의 중진들도 상당수가 트럼프의 소송을 지지하는 쪽으로 태도를 굳혔다.

가장 이해하기 힘든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한 것이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지난 6월 BLM(Black Lives Matter) 폭동이 한창일 때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진압하라는 트럼프의 뜻을 거역했다. 트럼프는 그 자리에 대테러전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밀러를 앉히겠다고 했다. 그뿐 아니라 FBI와 CIA 국장도 경질될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트럼프는 어떤 가능성을 내다보고 이런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일까. 정말 재판에 이겨서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일까. 많은 나라들의 국가원수들이 바이든에게 당선 축하인사를 하기 시작했고 대다수의 기성 언론은 바이든을 당선자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과가 뒤집힌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악의 경우 미국에서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막연한 상상이 아니다. 엔게이져스 등 3개 기관이 미국인 9월 23일 미국인 4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1 미국에 내전의 발발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61%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491명이 충분한 숫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미국인들이 느끼는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엄청난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듯하다.

하지만 정반대의 방향에서 이상한 것이 또 있다. 미국 정치는 이렇게 극도의 혼란을 헤매고 있는 데 금융 시장의 지표는 오히려 평화롭다. 혼란이 일어날 거라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국채 부도의 확률을 반영하는 CDS 프리미엄의 움직임은 대표적이다. 국가가 흔들릴 정도의 혼란이 온다면 미국 정부가 발생하는 국채의 부도확률은 높아질 것이고 그에 대한 보험료 격인 CDS 프리미엄도 높아져야 한다. 그런데 미국 국채의 CDS 프리미엄은 최근 들어 계속 낮아지고 있다.

다음 그림이 보여주듯이 미국 국채의 CDS 프리미엄은 4월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으며 11월 3일 대선 이후에도 계속 낮아져서 11월 9일 현재 15.3을 기록했다. 최소한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가 위험에 처해있다고 보지 않음을 뜻한다. 바이든 시대의 개막이 확실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이 기다리는 것일까? 몇 가지 지표만으로 미국의 앞날을 점칠 수 밖 없는 나로서는 그저 기다려볼 밖에.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1) https://engagious.com/wp-content/uploads/2020/10/Back-to-Normal-10.1.20-FINAL.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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