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대검찰청 감찰부에 채널A 사건 관련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기소 과정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법무부가 12일 밝혔다.
추 장관은 지난 5일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6일 법무부에 정 차장검사의 직무 배제를 정식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가자 추 장관의 진상조사 지시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서울고검 감찰부의 정 차장검사 기소 과정에서 주임검사를 배제하고 윗선에서 기소를 강행했다는 의혹이 보도됐고, 총장이 직무 배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대검 감찰부장이 이의를 제기하고 결재에서 배제된 점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추 장관은 대검의 진상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정 차장검사의 직무 배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직무 배제 요청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한 한동수 감찰부장에게 기소의 적정성을 조사하라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장관은 또 “외국 입법례를 참조해 채널A 사건 피의자인 한동훈 연구위원처럼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법원의 명령 등 일정 요건 아래 그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 시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라”고도 지시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12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지검이 압수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포렌식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수사 지연의 책임을 한 검사장에게 돌렸다. 이에 한 검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당사자의 방어권은 헌법상 권리”라며 “헌법과 인권보호의 보루여야 할 법무부 장관이 당사자의 헌법상 권리행사를 ‘악의적’이라고 공개 비난하고 이를 막는 법 제정을 운운하는 것은 황당하고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 언론은 해당 사건을 맡은 서울고검 감찰부의 주임 검사가 정 차장검사를 독직폭행으로 기소하는데 회의적 의견을 보였지만, 명점식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사건을 자신에게 배당한 뒤 엿새 뒤 정 차장검사를 전격 기소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서울고검은 정 차장검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지난달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정 차장검사는 오는 20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