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의 평균 상승률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폭의 4.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3년간(2017년∼2020년) 서울 아파트값은 평당 평균 2625만원에서 4156만원으로 1531만원(58%) 올랐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인 344만원(2281만원→2625만원)의 4.5배에 이르는 수치다.
경실련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5개 아파트 단지, 비강남 17개 아파트 단지 등 모두 22개 단지 6만3000여세대의 아파트값과 땅값 시세를 조사했다.
KB국민은행 등의 부동산 시세정보를 정부 발표 공시가격과 비교해 정권별로 시기를 나눠 분석했다.
강남 3구의 경우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597만원(3798만원→4395만원) 오르는데 그친 반면 현 정부 3년간 아파트값 상승폭은 평당 평균 2652만원(4395만원→7047만원·상승률 60%) 오르면서 약 4.4배 차이를 보였다.
비강남 아파트 시세도 현 정부 3년간 평당 평균 1201만원 올라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180만원(1924만원→2104만원) 오른 데 비해 오름폭이 약 6.7배 컸다.
공시가격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평당 평균 102만원(1740만원→1842만원·6%) 올랐지만, 현 정부 3년 동안 1138만원(1842만 원→2980만 원·62%)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시가격을 과거 정부보다 11배나 더 많이 올린 셈이다.
강남 지역의 아파트 공시가격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평당 평균 168만원(2861만원→3029만원·6%), 현 정부에서는 2295만원(3029만원→5324만원·76%) 올랐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6월 23일 경실련이 KB주택가격 동향 중위가격을 근거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52%라고 발표하자 감정원 통계인 14%라며 반박했다.
이에 경실련은 "국토부 발표 14%는 이번 경실련 조사로 도출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58%와는 44% 차이가 난다"면서 "국토부가 매년 발표한 문재인 정부 공시가격 상승률 39%은 경실련 공시가격 상승률 62%와 23%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부가 발표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4%가 사실이라면 2020년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은 99.6%로 공시가격은 이미 현실화가 완성됐다는 뜻"이라며 "국토부가 밝힌 2020년 공시가격 시세반영률 69%는 거짓 수치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아파트값, 공시가격, 시세반영률까지 모든 수치가 제각각인 이유는 부동산 통계가 밀실에서 조작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국민이 믿을 만한 정부의 부동산 통계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라고 비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