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치자금 악용되지 않도록 철저 검증”
野 “秋 특활비 사용 적법한지도 따져볼 것”

윤석열 검찰총장./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5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특활비를 주머닛돈처럼 쓰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9일 대검찰청을 방문해 법무부와 검찰의 특활비 지급과 집행서류 검증에 나섰다.

이날 오후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대검과 법무부의 특활비 지급 및 집행 서류를 열람하기 위해 대검에 방문했다. 앞서 추 장관은 검찰 특활비에 대해 윤 총장의 ‘주머닛돈’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지난 6일 2018년 이후 대검이 500만원 이상 지급한 특활비 사용내역을 대검 감찰부에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법무부 특활비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야가 대검과 법무부의 특활비를 모두 점검하기로 해 대검 방문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검증 대상 문서는 지난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2년 10개월치에 해당하는 특활비 내역이다. 여기에는 연도별 집행현황과 지침, 기관별 배정 현황, 지출의결서가 모두 포함된다. 또한 법무부로부터 특활비를 배정받은 교도소 및 보호소, 출입국관리사무소와 대검에서 특활비를 배정받은 지방검찰청과 지청 등도 검증 대상이다.

이날 대검을 방문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검이 그동안 특활비를 증빙 없이 사용했다는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며 “특활비를 어디에 썼는지, 증빙이 남아있는지, 적절한 곳에 썼는지를 꼼꼼히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활비가 검찰총장의 정치자금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도 “특활비는 영수증 없이 쓰는 것이라 국회만이 검증할 수 있다”며 “특활비 배정방식과 사용 적정성 여부를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장관의 특활비 사용이 적법한지를 두고 검증하기로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특활비는 결국 수사를 위해 쓰는 돈인데 법무부는 수사하지 않는 곳”이라며 “법무부의 특활비 사용이 적법한지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특활비 검증은) 꼭 필요한 일이나 의도와 목적이 불순하면 정의롭지 못하다. 자신들이 원할 때만 검증하고 원하지 않을 때는 검증하지 않는 이런 방식(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18년 12월 예결위 간사 시절 권력기관의 특활비 전체 검증을 주장했을 당시 검증 대상이 아니라며 특활비는 자체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던 민주당이 지금 와서 검증하자는 게 이해가 안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사위에서 가결된 부분인 만큼 잘 검증해 보겠다”고 말했다.

법사위의 검증을 받게 될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수집,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 등에 사용되는 돈이다. 따라서 사용 내역이 공개되면 수사기법 등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 이날 법무부와 대검이 어느 선에서 내역을 공개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날 검증을 앞두고 실무진에 “내부적으로 숨김없이 철저히 검증한 다음,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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