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명예훼손 고소...“허위사실 유포 좌시 않겠다”

안익태 선생의 친조카 안경용(왼쪽) 씨가 9일 김원웅 광복회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김원웅 광복회장은 지난 8월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회가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입수했다"며 "그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2020.11.9
안익태 선생의 친조카 안경용(왼쪽) 씨가 9일 김원웅 광복회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김원웅 광복회장은 지난 8월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회가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입수했다"며 "그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2020.11.9/연합뉴스

애국가를 작곡한 고(故) 안익태 선생(1906∼1965) 유족이 지난 광복절 축사에서 안 선생에 대해 친일·친나치 행위를 했다며 ‘민족 반역자’로 규정한 김원웅 광복회장을 고소했다.

안 선생의 친조카 안경용(데이비드 안)씨는 9일 오전 유족을 대표해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김원웅 광복회장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8월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회가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입수했다”며 “그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또 여러 차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익태가 일본의 베를린 첩보를 담당했다”, “안익태가 작곡한 국가의 가사가 불가리아 민요를 베꼈다”, “안익태가 작곡한 ‘만주 환상곡’ 일부가 ‘코리아 환상곡’으로 소개되고 있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안씨는 “해당 영상은 독일 유학생 송병욱이 2006년 독일 연방 문서보관소에서 발견한, 베를린 필하모니 대극장에서 안익태가 지휘하는 영상물”이라며 “독일 정부가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자료라고 규정해 전달한 자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애국가 표절 시비는) 이미 1978년 공석준 연세대 음대 교수가 논문을 통해 표절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고, 문화공보부에서도 근거 없다고 판정했다”며 “‘한국 환상곡’은 이미 1938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초연된 것으로, ‘만주 환상곡’보다 4년 전에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씨는 “김원웅은 ‘광복절 기념사는 개인 생각이 아니라 광복회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광복회에 대해서도 거액의 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밖에도 안익태 유족 측은 앞으로도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좌시하지 않고 민형사상의 엄정한 법정 대응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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