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이들의 실망 이해한다...상대방을 적으로 취급 말아야"
조 바이든 美 민주당 대통령 후보, 7일(현지시간) 자택 소재한 델라웨어州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
트럼프,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진짜 승리자가 결정되도록 재판을 통해 요구하겠다"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再選)에 도전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 연설을 통해 ‘국민 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바이든 후보는 미국 동부 델라웨어주(州) 웰밍턴 체이스센터의 야외 무대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로이터)

연설에서 바이든 후보는 국민의 생각이 선거를 통해 표현됐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분명한 승리, 확실한 승리, 우리 국민을 위한 승리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는 “미국에서 악마처럼 만들려고 하는 음울한 시대는 지금 여기에서 끝내기 시작하자”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모든 이들이 오늘밤 실망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

이어서 바이든 후보는 “이제 서로에게 또다른 기회를 주자.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열기를 낮추고 서로를 다시 바라보며 귀를 기울일 시간”이라며 “우리가 진전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이라고 덧붙이고 민주당의 당원으로서가 아니라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통치하겠다며 “붉은 주(州)와 푸른 주를 보지 않고 오직 미국만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붉은 주’는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지역을 말하며 ‘푸른 주’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자신을 지지한 주를 말한다.

바이든 후보는 올해로 78세가 됐다.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면 지난 2017년 당시 70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록을 깨고 ‘사상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이에 앞서 바이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서 미국 부통령에 출마한 카멀라 해리스 미 상원 의원 역시 연설을 통해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이 연설에서 해리스 의원은 “나는 최초의 여성 부통령일지는 모르되 최후는 아니”라고 했다.

미국 대선에서는 양 후보 가운데 어느 한쪽이 과반(過半)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되면 그렇지 못한 후보 측이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하고 과반 선거인단 확보에 성공한 쪽이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하는 것이 관례가 돼 왔다.

하지만 이날 바이든 후보의 승리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 인정 연설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그간의 관행을 깨는 것이었다. 선거 실시 전부터 ‘우편투표’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언급하며 대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현지 언론들의 ‘바이든 당선’ 보도가 나온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며 “선거에 관한 법률이 착실히 집행됨으로써 진짜 승자가 결정되도록 재판을 통해 요구해 나아가겠다”고 주장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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