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향후 수출 여건 개선 예상하며 연말 랠리도 기대
전문가 "바이든 승리가 트럼프 재선보다 한국 수출·성장률에 긍정적"
미·중 갈등은 여전할 것...한국이 '샌드위치' 처지라는 점은 변치 않아
트럼프가 연방대법원 소송까지 가겠다는 계획도 여전히 변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국내 증시에서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이 트럼프 재선보다 한국 수출·성장률에 긍정적이라 연말 랠리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미국 중심 보호무역 기조가 힘을 잃게 되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이 실행에 옮겨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국은행은 미국 대선 직전에 낸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이익 우선, 보호무역주의, 일방적 통상정책이 이어지며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들과의 통상 마찰이 확대되겠지만, 바이든이 승리하면 우방국과의 관계 회복과 다자간 체제 복원을 통해 글로벌 무역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부과 등 한국산에 대한 수입 규제를 쉼없이 내놓았다. 반면 바이든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무역체제의 유효성과 국내 일자리·환경 보호를 전제로 한 무역 장벽 축소 등을 앞세우고 있어 통상환경이 전반적으로 나아질 여지가 있다. 민주당의 경기부양책 규모가 공화당보다 더 크다는 점도 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으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지금보다 연평균 0.6∼2.2%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1∼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시대가 현실화하면 한국경제는 이머징 가운데 가장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한국 수출은 세계 교역량에 탄력적인데 한국-중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교역 가치사슬이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바이든 후보 당선이 국내 증시에는 훨씬 긍정적"이라며 "지난 4년간 코스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증시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바이든 당선으로 연말 랠리 등 되돌림이 나올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미·중 갈등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한국이 경제에서도 '샌드위치' 처지라는 점은 변치 않을 부분이다. 한은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반중(反中)에 초당적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중국에 대한 견제는 지속될 것"이라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선 후 중국과 미국 사이 '양자택일' 압박이 심해지고 글로벌 공급 사슬에서 중국 비중을 줄이라는 압력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결과에 불복하면서 대선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결과에 불복해 연방대법원 소송까지 가겠다는 계획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000년 대선 사례를 보면 앞으로 한 달 정도 불확실성이 지속해 증시 추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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