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권력에 아부하는 족속 있기 마련이지만...”
“무혐의 결론 비난 피하고자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
“피의자인 秋아들과 참고인인 나를 뒤바꿔 수사”
“檢 조사서 거짓말한 적 없어...핵심 증거 삭제하지도 않았다”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0.10.19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0.10.19/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미복귀 당일 휴가 처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 대위 측이 해당 사건을 수사한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대위 측은 “김 지검장이 국정감사장에서 김 대위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전날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냈다.

김 대위는 서씨가 복무한 미2사단 지역대의 지원장교다. 2017년 6월 당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보좌관과 3차례 통화했으며, ‘육본 마크를 단 대위’로 서씨의 미복귀 당일인 2017년 6월 25일 서씨 부대를 찾아가 휴가처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위 측은 “김 지검장은 지난달 19일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무혐의 수사 결과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피하고자 무혐의 결정 원인을 김 대위에게 전가하고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고발 사유를 밝혔다. 또 “어느 조직이나 권력에만 아부하는 족속들이 있기 마련이기에 애초부터 서씨를 무혐의로 결론짓고 피의자(서씨)와 참고인(김 대위)을 뒤바꿔 수사하는 동부지검의 행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도 했다.

앞서 김 지검장은 지난달 19일 국감에서 “(김모) 지원장교가 4회 조사를 받았는데 한 번도 진술이 일치하지 않았다” “지인 휴대폰을 디지털 포렌식(복구)했는데 어떻게 (본인) 책임을 모면하려고 했는지 다 나왔다” “지원장교가 저희가 압수 수색하기 전에 앱을 통해서 (휴대전화 기록을) 지운 상태였다” 등의 답변을 했다.

이에 따라 김 대위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서씨의 병가 연장 구두 승인을 받아준 적 없다”는 김 대위의 주장을 물리치고 “김 대위를 통해 구두 승인을 받았다”는 서씨의 진술을 채택했다는 취지였다.

이와 관련해 김 대위 측은 고발장에서 “4회에 걸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일부러 거짓말을 한 사실이 없고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에서 여자 친구 사진 외에 아무것도 삭제하지 않았다”며 “동부지검은 김 대위가 제출한 휴대전화를 대검에 디지털 포렌식 의뢰한 뒤 김 대위가 고의로 자료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또 현역 군인인 김 대위를 대신해 고발장을 제출한 지인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현역 군인으로서 김 대위는 추 장관과 아들이 처벌을 받든 말든 관심이 없었고 혼자서 정의감에 불타 추 장관 아들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부르짖었던 것도 아니다”며 “그런데도 김 지검장은 추 장관 아들과 김 대위가 마치 대립 구도에 있는 것처럼 만든 뒤 ‘김 대위는 거짓말을 하고 핵심 증거까지 인멸해서 추 장관 아들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김 대위 지인은 “8년째 성실히 군 복무를 하고 있는 김 대위는 김 지검장으로 인해 한순간에 온 국민 앞에서 거짓말쟁이에 핵심 증거를 통째로 삭제하고 자신의 지휘관이었던 지역대장에게 책임을 전가해야 한다고 말하는 아주 형편없는 사람이 돼버렸다”고 했다.

한편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9월 서씨의 군무이탈 혐의를 무혐의로 처리한 뒤 서씨에 대한 자대배치 청탁,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등 의혹에 대해선 아무런 수사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해당 의혹을 폭로한 주한미군 한국군지원단장 이철원 예비역 대령에 대해 경찰은 기소 의견을 달아 지난 2일 검찰에 송치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