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검 방문 당시 檢 수사관, 공개적으로 尹 응원
“무소는 뿔이 두 개...우리에게 작은 뿔 나눠달라”
“어려워도 절대 꺾이지 말라”며 임기 마쳐줄 것 당부
3일, 한동훈 있는 법무연수원 방문...어떤 메시지 나올까

8개월 만에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재개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전지방검찰청에서 지역 검사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0.10.29psykims@yna.co.kr
8개월 만에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재개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전지방검찰청에서 지역 검사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0.10.29/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대전고검, 대전지검을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무소는 뿔이 두 개가 있다. 총장님, 짐을 혼자 짊어지지 마십시오”라고 한 수사관의 말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윤 총장은 당시 대전고검, 대전지검에 “검찰 가족 등 두드려주러 왔다”며 직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지난 2월 코로나 사태 이후 전국 지방 검찰청 순시 행사를 중단했다가 지난달 29일 대전고검, 대전지검을 시작으로 다시 지방 순회 일정을 재개했다. 마침 윤 총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고 검찰을 공박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밝힌 후라 여론과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비공개 간담회에서 한 수사관은 윤 총장에게 “총장을 볼 때마다 무소가 떠오른다”며 “무소는 큰 뿔과 작은 뿔 두 개를 가지고 있는데 큰 뿔은 총장이 맡되, 작은 뿔은 나눠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총장과 함께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하는 검찰이 이른바 ‘검찰개혁’의 미명하에 여권 공세를 받고 있지만, 윤 총장을 정점으로 검찰 식구들이 협심하자는 의미로 읽힌다.

아울러 해당 수사관은 “아무리 어려워도 꺾이지 말라. 정의가 살아있는 것을 보여달라”며 윤 총장이 오는 7월까지 임기를 마쳐줄 것도 당부했다. 윤 총장은 짧게 “고맙다”고 답했고, 다른 직원들은 박수를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눈시울이 붉어진 참석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 직원들 속 윤석열 검찰총장./연합뉴스

대검 국감 이후 검찰 내부의 결속력이 강화한 사례는 또 있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평검사를 콕 찝어 저격하자, 이를 비판하는 일선 검사들의 항의 릴레이가 약 230여건 이어졌다.

윤 총장은 오는 3일에는 충북 진천의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신임 부장검사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 뒤 비공개 만찬을 한다. 지난 9월 승진한 사법연수원 34기 부장검사 30명이 대상이다. 9일엔 신임 차장검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도 예정돼 있다.

특히 법무연수원에는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올해 들어 추 장관에 의해 부산, 경기도 용인에 이어 세 번째로 좌천을 당하고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두 사람의 만남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을 받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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