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질문에는 침묵하고 주말 페이스북 통해 입장 밝혀
검찰 개혁 비판한 평검사 겨냥해 秋·曺 협공하자,
230여명 검사들 실명 공개하며 전·현직 장관 비판
법조계 “검란으로 격화할 조짐 보인다” 관측

추미애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게 “커밍아웃 좋고요. 개혁이 답”이라며 인사 보복을 시사하자 전국 일선 검사 230여명이 반기를 든 것과 관련, 추 장관은 31일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였던 김용민씨가 올린 글을 공유하며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다”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라고 썼다. 김씨의 글은 경향신문 모 기자의 글을 옮긴 것이다. 해당 기자는 이 검사가 본인 의혹을 다룬 기사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점을 거론하며 "추 장관을 상대로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잘못됐다'고 결기를 보인 이환우 검사가 아직 기자를 상대로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했다.

추 장관은 지난 29일 제주에서 열린 법무부 행사 기자간담회와 30일 국회에서 ‘일선 검사들의 반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뒤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앞서 이 검사는 지난 28일 이프로스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추 장관을 전격 비판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환우 검사를 직접 거론하며 “이렇게 ‘커밍아웃’ 한다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쓰면서, 이 검사의 비위 의혹을 다룬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에는 2017년 당시 이 검사가 다른 검사의 약점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남성을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그러나 이 검사는 사실관계 조사 후 해당 의혹에 대한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추 장관이 글을 올린 날 조국 전 장관도 페이스북에 이미 해당 기사를 공유하고 “추 장관을 공개 비판한 이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고 적었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들이 좌표를 찍어 평검사 한 명을 협공하는 모양새에 일선 검사들의 격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사위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29일 “저도 이환우 검사와 같은 생각이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 한다”는 글을 이프로스에 올렸다. 이후 최 검사의 글에는 “나도 커밍아웃 하겠다” “치졸하고 무도하고 반민주적” “우리가 이환우, 최재만”이라며 230여명의 검사가 실명을 공개하고 댓글을 달았다. 법조계에선 “검란(檢亂)’ 수준으로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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