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공급이 수요 따라가지 못해 전세난 심화...전세수급지수 19년 만에 최악
전세가가 지난해 매매가 넘었다...노원 도봉 등의 중저가 아파트단지에서 속속 거래
정부,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입장...임대차3법은 문제없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0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수급지수는 19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에선 현재 전세가가 지난해 매매가를 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어 가는 과도기적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노원구 중계동의 84㎡형 아파트는 작년 10월 5억 중반에 매매됐다. 하지만 이달 12일 6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등지에서도 이 같은 거래를 쉽사리 확인할 수 있다. 강남과 그 인근, 그리고 마용성 등 강북 주요 입지가 아닌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외곽 일대의 전세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셋값은 70주 연속으로 올랐다.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상승률은 지난주 0.08%에서 0.10%로 더 커졌다.

전세난은 전국적으로도 심화되고 있다.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10월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187.0)보다 4.1포인트 상승한 191.1로 집계됐다. 31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 주택시장 동향에 따른 지표로 이는 2001년 8월 193.7을 기록한 이후 19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전세난 심화를 의미한다.

전세수급지수는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나타낸다.

서울의 10월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지난달(189.3)보다 2.4포인트 올랐다.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도 194.0으로 2013년 9월(195.0)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도는 지난달(193.9)보다 1.8포인트 오른 195.7로 집계됐다. 이는 KB국민은행이 경기도 통계를 따로 내기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인천도 194.1로 지난달보다 5.8포인트 상승, 2015년 5월 이후 전세 공급이 가장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3법의 직격탄으로 전세가 씨가 마르자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전세 추가 대책을 예고하면서도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현 전세시장은 임대차 3법 등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어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다양한 정책외 요인도 시장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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