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실패” 비판에 秋 “커밍아웃엔 개혁만이 답”
비판 검사 비위의혹 기사 링크하고 지지자들 ‘공격 유도’
일선 검사들 격한 반응 쏟아내...“치졸하고 무도하고 반민주적”
천정배 사위가 올린 “나도 커밍아웃” 글에 160여개 동참 댓글 달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 대해 겨냥하는 글을 게재, 지지자들의 공격을 유도하자 일선 검사들이 폭발했다. 검사들은 실명으로 추 장관의 인사권과 수사지휘권, 감찰권 등 ‘3권 남발’을 비판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란(檢亂)’의 조짐이 보인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사위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전날인 29일 오후 검찰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저 역시 커밍아웃한다’는 글에 이날 오전까지 현재 160여개의 지지 댓글이 올라왔다.

앞서 이환우 검사는 지난 28일 이프로스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법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추 장관을 전격 비판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다음날인 29일 오전 8시 42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환우 검사를 거론하며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쓰면서 검찰의 비위 의혹을 다룬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에는 2017년 당시 이 검사가 다른 검사의 약점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남성을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한편 추 장관이 글을 올리기 40분 전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공유, “추 장관을 공개 비판한 이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고 적은 상태였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좌표를 찍어 평검사 한 명을 협공하는 모양새에 일선 검사들의 격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먼저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29일 “저도 이환우 검사와 같은 생각이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 한다”는 글을 이프로스에 올렸다. 최 검사는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여쭤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이후 최 검사의 글에는 “나도 커밍아웃 하겠다” “치졸하고 무도하고 반민주적” “우리가 이환우, 최재만이다”라며 이날까지 160여명의 검사가 실명을 공개하고 댓글을 달았다. 한 검사는 “제가 배워온 사법체계의 중립성이 이토록 위협받는 시기에 ‘담벼락에 낙서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댓글을 단다”며 “상식 있는 법조인으로서 커밍아웃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검사는 “여기는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공화국이며, 우린 그런 대한민국의 국민을 섬기는 검사”라고 말하며 ‘커밍아웃’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검사는 당시 그 의혹으로 (사실관계 확인 후) 징계를 받지 않았다. 장관이 총장과 싸우더니 이제는 평검사까지 공격하느냐”고 지적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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