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 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한국 후보 지지 공식 발표
WTO의 최종 선호도 조사에서는 나이지리아 후보가 회원국 다수 지지 얻어
막판에 미국 변수가 돌발 변수로 부상..."미국이 비토로 WTO의 혼란 야기했다"
중국도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文정부가 중국에 목맨 결과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재무장관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STR은 2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국은 WTO의 다음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발표했다. USTR은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25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 전문가"라며 "이 조직의 효과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USTR은 "지금 WTO와 국제 통상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라며 "25년간 다자간 관세 협상이 없었고 분쟁 해결 체계가 통제 불능이며 기본적인 투명성의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또 "WTO는 중대한 개혁이 매우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직접 해본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WTO의 최종 선호도 조사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재무장관이 압도적 다수의 지지를 얻었다. WTO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난 19∼27일 진행한 최종 선호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으나 미국이 나이지리아 후보를 공식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키스 록웰 WTO 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한 대표단이 오콘조이웨알라의 입후보를 지지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유 본부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표단은 미국이었다"고 전했다.

WTO 신임 사무총장은 164개 회원국 협의 하에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을 순서대로 세 차례에 걸쳐 탈락시킨 뒤 회원국 만장일치 합의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뽑는다. 현재는 세 차례 라운드가 마무리되면서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두 후보를 놓고 마지막 만장일치 합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WTO에 영향력이 큰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반대가 없어야 마지막 만장일치 합의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는데 막판에 미국 변수가 돌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비토로 WTO의 혼란을 야기했다"며 "새 총장을 선출하려는 노력이 장애물에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EU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에서 만장일치 합의가 불발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투표로 당선자를 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WTO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편 미국이 한국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는 소식에 국내에선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친중'한 결과가 겨우 이 정도냐"며 비판하고 있다. 이번 신임 WTO 사무총장 선출에 문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중국은 나이지리아의 후보를 지지하고 미국만 한국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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