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활동, 휴가 그 자체로 현직 지부장을 저평가한 것은 노동조합에 대한 테러이자 폭거"

KBS가 직원이 노조활동을 하고 휴가를 썼다는 이유로 낮은 인사고과를 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KBS노동조합(1노조)은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비(非)언론노조원에 대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KBS에는 KBS노동조합(1노조)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2노조) KBS공영노조(3노조) 등 3개의 노동조합이 있다.

KBS노동조합은 27일 성명을 통해 "KBS에서 18년 넘게 문제없이 잘 근무해오고 있는 KBS노동조합 소속 지부장이 갑자기 하위 5% 이하의 근무평점을 맞았다"며 "해당 지부장이 낮은 인사고과를 준 이유를 사측에 질의했더니 ‘휴가와 노조활동으로 자리를 자주 비웠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KBS노동조합이 밝힌 사측 간부와 지부장이 나눈 대화의 일부분이다

노조 간부: 그래서 그게 오늘 통보를 받았는데 하위 5%라고 해가지고 통보가... 어떤 내용으로 그게 평가되었는지 자세히 알고 싶어가지고. 
사측 부장: 사실은 많이 자리를 비우셨잖아요 그죠?
노조 간부: 어떤 자리 말씀이십니까?
사측 부장: 아니 휴가도 내시고 어떤 노조모임도 가시고
노조 간부: 아. 노조활동으로 비운 것 그거. 
사측 부장: 휴가도 가시고 노조활동도 가시고.. 

KBS노조는 "노동활동 또는 휴가 그 자체로 현직 지부장을 저평가를 한 것은 노동조합에 대한 테러이자 폭거"라며 "‘휴가와 노조활동’을 빌미로 지부장을 옭아매는 것은 정당한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사측 간부와 가해자는 본부노조(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소속이고 피해 지부장은 KBS노동조합 소속"이라며 "만약 소속이 바뀌었다면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 고과 평가자인 사측 간부는 객관적으로 직접 확인한 사실과 자료로 현직 지부장을 평가했나"라고 반문하며 "했으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은 KBS 국정감사에서 "KBS 내부에서는 '양승동 사장님을 배출한 민주노총 KBS본부 노조 출신이 아닌, 다른 노조소속 직원들을 '하위 5%, 3진 아웃 제도'를 악용해 해고하려 한다'는 말이 파다하다"며 "해마다 6000억원 수신료를 국민에게 거둬들이고 759억원이라는 적자를 내는 KBS가 매년 곤두박질 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렇게 직원을 실력과 성과가 아닌 색깔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KBS는 이러한 색깔나누기식 인사불이익 사례가 더 있는지 전수조사하고, 해당 직원에 대한 인사평가를 다시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KBS는 인사고과 하위 5% 경고를 연속 3번 받으면 해임될 수 있는 '삼진아웃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지난 7월1일 인력 감축과 조직 재설계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혁신안 공식 발표를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를 바탕으로 성과급제를 대폭 확대하고 성과 보상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삼진아웃 등 저성과자 퇴출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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