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프랑스 首都 파리 근교에서 어느 中學 교사가 이슬람 청년에게 참수당하는 사건 발생
프랑스에서 反이슬람 기류 확산...에마뉘엘 마크롱 佛 대통령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조치 강화" 천명
세계문화유산 '아야 소피아'를 이슬람교 사원으로 되돌리며 '이슬람 復古' 주창하는 터키 대통령이 佛 비난
프랑스 정부, 駐터키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초치해 대응..."매우 강력한 외교적 신호"

이달 중순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18세 청년이 수업 시간 중에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표현의 자유’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어느 중학교의 역사·지리 교사를 참수,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프랑스에서 반(反)이슬람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슬람 복고(復古)를 주창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를 비판하고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서 양국 정상 간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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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 2018. 1. 5. / 사진=로이터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들의 법이 공화국(프랑스)의 법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상이 문제”라며 이달 초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17일 프랑스의 수도(首都) 파리 근교에서 어느 중학교의 역사·지리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18세 청년에게 목이 잘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며 “당신이 그렇게 잘 가르치셨던 자유를 지켜낼 것이며 풍자 만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으로 살해당한 교사 사뮈엘 프티를 기리기도 했다.

이슬람에 대한 반감이 프랑스에서 확산되자 이슬람권 국가들 사이에서도 반(反)프랑스 움직임이 표출됐다.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선 것은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 로마제국 시기의 그리스도교 건축물로서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잇는 성(聖) 소피아 대성당(아야 소피아)을 이슬람교 사원인 ‘모스크’로 되돌리는 등 지지부진한 경제 여건을 ‘이슬람 복고(復古)’ 슬로건을 통해 극복하는 등의 행위로 ‘포퓰리스트’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여러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4일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회의에서 “마크롱은 무슬림(이슬람교 신자를 지칭하는 말)과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며 “소수 종교를 믿는 자국 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다루는 국가 원수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그(마크롱 대통령)는 정신 치료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마크롱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에르도안 데통령은 “유럽은 대(對) 무슬림 전선(戰線)에서 자멸을 준비하고 있다”며 프랑스에서 퍼지고 있는 반(反)이슬람 기류에 대해 ‘질병’이라고 했다.

그러자 프랑스 정부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주(駐)터키 프랑스 대사(大使)를 자국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프랑스가 터키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초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BFM 방송 등 프랑스 현지 매체들은 “이는 매우 강력한 외교적 신호”라고 한 프랑스 대통령부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프랑스가 이슬람 신자들에 의한 테러들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나서자 이슬람권 국가 주민들을 프랑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개시했다.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영역에 종사하는 이슬람 신자들이 히잡 등 이슬람 신자임을 드러내는 의류를 착용하는 것을 금지한 프랑스 의회는 내달 정교분리 원칙을 더욱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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