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나 패트리어트로 북한의 저고도 로켓 방어 불가능...정보감시정찰 역량 확충해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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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선보인 초대형 방사포 등 장사정포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현 패트리어트 체계로는 북한의 공격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며 정보감시정찰(ISR) 역량 확충과 아이언돔 도입이나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군 당국 등은 북한이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그리고 지난 열병식에서 공개된 대구경 방사포 등으로 시간당 최대 1만 6천여 발의 로켓과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유사시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방사포와 미사일을 한꺼번에 한국을 향해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4~6연장 등 초대형 방사포 3종을 비롯해 전차포 및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신형 전차, 다기능 레이더와 미사일(TOR)을 탑재한 신형 지대공미사일 등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초대형 방사포의 경우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사거리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이 같은 ‘섞어쏘기 전술’에 대비한 한미 연합전력의 주요 방어체계는 패트리어트 대공방어체계다. 이는 최대 요격 고도 20km인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비교적 낮게 날아오는 적 비행체나 탄도탄을 음속의 4배로 날아가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한국군은 최근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서 패트리어트 포대 추가 배치를 통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 강화 방침을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1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패트리어트 체계와 향후 전력화될 지대공미사일 M-SAM 2 등 한미 연합전력이 북한 신형 방사포를 요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한반도 비무장지대에 집중된 300mm KN-9 방사포 등 약 7천 문의 장사정포와 로켓 발사대가 첫 1시간 동안 수만 발의 로켓과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은 미국이 패트리어트 체계를 통해 방어할 필요가 있는 미사일들의 숫자를 갑자기 크게 들려왔다는 설명이었다. 게다가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처럼 자체 기동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일부 미사일들은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요격체를 피할 확률이 현저히 높아져, 기존의 패트리어트 요격체 개당 요격 성공률이 70%에서 5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VOA에 “북한이 가진 로켓들의 순전한 숫자로 볼 때 방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한미연합전력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패트리엇 그리고 한반도 가까이에 있을 수 있는 이지스 함대공 미사일 방어체계가 제대로 작동한다 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실러 박사는 “북한의 신형 초대형 방사포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MBM) 또는 그 어떤 ‘놀라운 무기들’이 실전배치되더라도 여기에 적용되는 공식은 같은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로켓 전력은 사드 레이더가 포착하기 힘든 저고도로 비행하는 데다 한반도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 요격체 수까지 고려할 때 수적으로 완벽한 방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VOA에 북한이 일단 장사정포 발사를 개시하면 한미 연합전력의 포병, 로켓, 미사일 부대와 공군 연합 전력이 이들을 즉시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첫 공격이 시작되면 북한 장사정포 체계는 한미연합전력에 의해 궤멸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선 북한이 공격을 개시 전에 방어할 방법이 없는 만큼 민간 대피소는 물론 군 인력과 장비를 보호하는 방호 시설을 강화해 놓는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국과 미국이 별도로 운용 중인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통합연동하는 과정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보 등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북한 장사정포 공격을 차단하는 대공방어체계 ‘아이언돔’을 도입하거나 개발하는 것도 한미연합방어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고 VOA는 전했다. 아이언돔은 적의 방사포 등 장사정포나 로켓 공격으로부터 특정 지역이나 시설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이스라엘이 개발한 대공요격방어체계다. 한국군은 실제로 사드, 패트리어트 등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별도로 수도권과 핵심 시설을 방어하는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으며 이르면 2020년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VOA에 “한미연합전력이 이들 북한 장사정포 전력을 완벽히 제거하는 데는 어쩌면 수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서울 수도권 지역에 있는 한국인들과 미국인들이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에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최초 공격이 이뤄진 즉시 원점을 파악해 타격하고 무력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연합전력은 정보감시정찰(ISR) 역량 확충 등을 통해 북한 장사정포 등 미사일 전력의 움직임을 사전에 보다 빠르게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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