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프랑스의 首都 파리 근교에서 어느 중학교 역사 교사의 신체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
佛 수사 당국,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풍자화를 보여준 데에 앙심 품고 범행 저지른 것으로 파악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조치를 강화할 것"...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발언에 온 이슬람권이 강력 반발

“풍자 만화를 보여줄 자유를 포기하지 않겠다.”

이달 중순 발생한 ‘교사 참수 살해사건’과 관련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이 이슬람권의 강력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프랑스의 수도 파리 근교에서 어느 중학교 교사 사뮈엘 프티의 신체 일부(머리)가 발견됐다. 용의자는 러시아 체첸 출신의 18세 청년. 이 청년은 흉기를 내려놓으라는 경찰의 지시에 불응하고 도주하다가 경찰관이 쏜 총에 맞고 숨졌다.

프랑스 당국의 수사 결과 이 청년은 역사 교사인 프티가 수업 시간에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지난 2015년 풍자 만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는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로이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로이터)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자 온 프랑스가 분노에 휩싸였다.

지난 22일 파리 제4대학(통칭 ‘소르본대학’)에서 엄수된 프티의 장례식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당신이 그렇게 잘 가르치셨던 자유를 지켜낼 것이며 풍자 만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으로처참하게 살해당한 프티의 정신을 기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 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를 지지하는 단체인 ‘셰이크 야신’을 즉각 해산시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처럼 프랑스에서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되자 이슬람권에서는 반(反)프랑스 정서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로마제국의 옛 수도인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에 세워진 성(聖) 소피아 대성당(아야 소피아)를 이슬람교 사원인 ‘모스크’로 바꿔놓는 등, 이슬람의 복고(復古)를 부르짖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주도하는 반이슬람 정책과 혐오 캠페인을 멈춰야 한다”며 프랑스에 대한반발심을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특히 “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프랑스 제품을 사지 말 것을 호소한다”며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터기 뿐 아니라 요르단에서도 제기됐다.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 소재한 주(駐)이라크 프랑스 대사관 부근에서는 반(反)프랑스 집회가 열렸으며, 해당 집회에서는 프랑스 국기가 불태워지기도 했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자국에 주재하는 프랑스 대사(大使)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한편 프랑스 국내 이슬람 단체들의 연합체인 ‘프랑스 이슬람교 평의회’는 “프랑스에서 이슬람 신자들은 박해당하고 있지 않다”며 “불매운동 등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슬람교와 프랑스 국내의 이슬람 신자들을 지키자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우리는 그들에게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프랑스를 향한 이같은 행위는 역효과를 불러올 뿐이다”라는 표현으로 최근 사태와 관련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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