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결국 '매매·전세거래지수' 공개 중단
실거래가 등재되기까지 '깜깜이' 상황 지속될 가능성 커
KB지수, 실제 거래량과 거의 유사한 수치 매주 알려줘...국토부 실거래는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 신고
文정부, 유독 감정원 시세만 앞세워..."KB시세는 '호가 중심의 통계'일 뿐"

(사진=SNS 캡처)

KB국민은행이 '매매·전세거래지수' 통계 공개를 중단했다.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현 정부 주요인사들이 감정원 시세만을 줄곧 앞세우며 KB시세를 애써 무시하는 노골적 태도를 보이자 KB가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26일 KB 측은 KB부동산 주택시장동향 조사결과 자료를 발표하며 "매매·전세거래지수 통계는 10월 12일까지만 제공하고, 부동산 거래량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및 한국감정원 '부동산거래현황' 통계 자료 이용을 권장한다"고 했다. 

매매·전세거래지수 통계는 부동산 시장에서의 매매거래동향과 전세거래동향을 가장 빠르게 알려주던 통계이다. 전세수요에 비해 전세공급이 어느 정도인가를 매주 중개업소 모니터링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줘 시장의 신뢰를 받아왔다. 국토부 실거래는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 신고라 그만큼의 시차가 있지만 KB 매매·전세거래지수 통계는 실제 거래량과 거의 유사한 수치를 매주 알려줘 왔다.

이 통계가 공개되지 않으면 실거래 자료만으로 거래량의 빈도를 파악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오늘 체결된 계약의 시세 정보 등이 최장 30일 이후에나 통계에 집계되는 것이어서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렵다. 

국민들은 실거래가가 등재되기까지 '깜깜이' 상황이 지속될 것이 자명해지자 각종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KB 측이 정부 눈치를 보고 그간 공개하던 통계를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최근 청와대와 국토부 등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는 KB시세와 감정원 시세가 크게 다른 점이 주요 쟁점이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현 정부 인사들은 야당이 '집값을 잡기는커녕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폭등을 시킨다'며 맹공을 퍼부을 때마다 KB시세가 아닌 감정원 시세만을 제시, 상승폭이 크지 않다고 강변했다.  

국토부는 KB시세가 '호가 중심의 통계'일 뿐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현미 장관도 국감에서 "KB국민은행 통계는 호가 위주"라며 "KB국민은행 시세는 은행이 대출할 때 사용하는데, 대출을 많이 받게 하려고 될 수 있으면 시세를 높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측은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KB국민은행 측 관계자는 외압설을 부인하며 "그간 이 통계를 거래량 통계로 혼동하시는 분이 많아서 문의 전화가 많았다. 이 통계는 거래 '심리지수'라 거래량과는 다르고, 최근엔 실거래 신고기간이 1개월로 단축돼 예전만큼 꼭 이 통계가 필요하진 않다"고 밝혔다.

현 정부는 시장이 체감하는 것과 동떨어진 감정원시세만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KB국민은행 통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부동산 공공기관에서도 활용 중이다. 일각에선 "성적이 나쁘면 성적표를 손 보려는 문재인 정부의 습성은 집권 이후 통계청장 인사에서부터 여실히 나타나지 않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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