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편지’ 공개 이후 첫 검찰조사
룸살롱 접대 날짜 특정 관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인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 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치소를 찾아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25일 오후 2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김 전 회장이 있는 서울남부구치소를 찾아 출정조사를 진행했다. 서울남부지검 안에 전담팀을 꾸린 이후 첫 조사로, 검찰은 김 전 회장에게 검사 접대 날짜와 이유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전 회장은 두 차례의 옥중 자필 편지를 통해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롱 룸살롱에서 검찰 전관 출신 A변호사와 함께 현직 검사 3명을 만나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회장이 지목한 A변호사는 “해당 술자리에는 현직 검사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이 접대 대상으로 지목한 검사들도 김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감찰조사에서 김 전 회장이 술 접대 대상자로 검사 2명을 특정하자 검찰은 기존의 라임 수사팀과 별도로 검사 향응 수수 사건을 전담하는 수사팀을 구성했다. 라임 사건 수사에 관여하지 않은 검사들로 구성된 이 팀은 지난 21일 A변호사의 휴대전화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당시 영장에 기재된 혐의는 뇌물공여였다.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금품이나 향응을 주고받은 시간과 장소가 특정되고 대가성이 입증돼야 한다.

검찰은 앞서 라임자산운용 측에 금융감독원 내부 문건을 전달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수사하면서 '장소'에 해당하는 강남구 청담동 소재 룸살롱을 특정했다. 관건은 접대 시점이다. 일시가 특정된다면 접대 의혹을 받는 관계자들의 검찰청 출입기록 등 다양한 증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들이 해당 시간대에 청담동 룸살롱을 실제 방문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김 전 회장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지목한 검사 중 일부라도 당일 검찰청사에 머무른 사실이 확인된다면 김 전 회장의 진술과 입장문 전체 신빙성은 무너지게 된다.

그동안 김 전 회장은 법무부 감찰조사를 제외하고는 검찰 조사를 거부해왔다. 지난 16일 1차 편지 공개 후 김 전 회장 측은 “기존 수사팀의 조사에서는 (로비 관련) 진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남부지검의 소환조사에 불응했다. 지난 23일 김 전 회장은 ‘극심한 정신적·심리적 스트레스’를 사유로 내세우며 본인의 재판에 돌연 불출석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회장 측은 이날 한 방송사에 보낸 세 번째 입장문에서 “라임 사태 관련 여권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연루된 사실이 없고, 검찰이 오히려 먼지 털 듯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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