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수원여객 재무이사, 이상호 법정서 증언
김봉현 옥중 입장문 신빙성 흔들리게 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되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올해 3월 도주 중 측근들에게 ‘정치인 접대’ 의혹을 언론에 제보하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모씨(전 수원여객 재무이사)는 “김 전 회장이 이 전 위원장과 룸살롱에서 찍은 사진을 언론에 보내라고 해서 (언론에) 뿌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8년 4월경 김 전 회장 소개로 이 전 위원장과 만나 유흥주점에서 셋이 함께 술을 마셨다고 말한 뒤 “평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고 있던 이 전 위원장을 실제로 보니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이 이런 요청을 한 시기는 라임 사태로 도주 중이던 올해 3월”이라며 “언론 보도로 사건의 관심을 (자신으로부터) 돌리기 위해 제보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의 증언에 따라 검찰이 강압수사로 허위 진술을 유도했다는 김 전 회장의 신빙성은 흔들리게 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이 전 위원장 재판에서 “조사 당시 검찰에 협조해야 하는 분위기였고, 검찰이 짜놓은 프레임대로 진행이 안 되면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았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김씨 증언이 사실이라면, 김 전 회장은 체포되기 앞서 여당 정치인 연루 의혹을 자발적으로 언론에 흘리려 했던 셈이다. 김 전 회장은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킨 입장문에서도 검찰이 여당 정치인 로비 의혹에 대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진술을 유도하는 ‘짜 맞추기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증인에게 “당시 기자들로부터 동생 주식 피해 보전액으로 1억 5천만원을 받은 게 맞냐는 확인 전화가 많이 왔다”며 “김 전 회장이 이런 의혹도 함께 제기하라고 한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김씨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들은 내용은 ‘이상호한테 돈 줬다고 흘려라’였다”고 답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18년 10월 모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려던 김 전 회장으로부터 자신이 감사로 있었던 전문건설공제조합의 투자를 청탁받고, 그 대가로 3000만원을 받고 동생을 통해 추가로 5600여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배임수재 등)로 지난 8월 구속 기소됐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날 병행심리 예정이던 자신의 재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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