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 피살당한 공무원 아들 “아빠 명예까지 잃을순 없다” 답장
북한군에 피살당한 공무원 아들 “아빠 명예까지 잃을순 없다”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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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진씨 “해경이 인격살인에 가까운 중간보고...정부의 무대응 문제가 더 심각”
이군이 문재인 대통령의 답장에 보낸 회신(이래진 씨 제공)

지난달 21일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당하고 시신마저 훼손당한 공무원 이모씨의 고등학생 아들 이군이 문재인 대통령의 서한에 보낸 답장이 22일 공개됐다. 이씨의 형 이래진 씨는 해경이 이날 ‘자진 월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하자 당초 비공개에 부치려던 편지를 공개했다. 이군은 자필로 쓴 답장에서 문 대통령의 약속을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군은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말씀과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을 믿는다”며 “아빠는 잃었지만 어떤 분이신지 너무 잘 알기에 명예까지 잃을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저희 가족이 겪고 있는 지금 이 고통이 하루 빨리 끝나길 바라며 대통령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군은 “저와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해주신다는 대통령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대통령의 말씀을 믿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제 꿈을 이루기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군은 지난 5일 공개된 편지에서 “대통령님께 묻고 싶다”며 “지금 저희가 겪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장은 지난 13일 등기우편으로 이군에게 도착했다. 이래진 씨는 이군의 답장을 지난 19일 등기우편으로 청와대에 보냈다.

한편 해경은 이날 인천 연수구 해경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살된 이씨가 월북했다고 발표했다. 해경은 “실종자는 출동 전후와 출동 중에도 수시로 도박을 하는 등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다”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래진씨는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명히 조카의 답장에 대통령 말씀을 믿고 기다리겠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제 겨우 고2의 조카에게 칼을 꽂은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했다. 그는 “조카와 대통령의 믿음과 약속을 해경이 무너뜨렸다”고 했다.

이래진씨는 이날 펜앤드마이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해경이 인격살인에 가까운 중간보고를 했다”며 “지금 이 사건에 대한 프레임은 두 개다. 하나는 월북이냐 아니냐 다른 하나는 정부의 책임이 있는가다. 정부의 무책임, 무대응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정부가) 인격살인을 자행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나설 생각”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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