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진에 로비...실제로 수원여객 영장 발부 기각 이뤄졌다”
“술접대 검사 3명은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출신”
“전관변호사와는 수원여객 횡령 사건 선임하면서 알게 돼”
“이종필 부사장 도피 당시 檢 관계자들이 조력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건의 배후 전주(錢主)인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이종필 라임 부사장이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 “도주 당시 검찰의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전날 A4용지 14쪽 분량의 추가 입장문을 공개했다. 지난 16일 A4용지 5쪽 분량의 자필 입장문에서 현직 검사 술접대 의혹을 제기한 지 닷새 만이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수원 여객 사건 당시 수원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원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지인에게 실제로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실제로 한동안 영장 발부가 안된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을 수사하던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 반려된 건 사실이지만, 수사를 보강하라는 취지의 반려라 검찰의 외압이라 여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어느 누구한테도 청탁받은 사실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영장을 청구했다”면서 “돈 받은 사람이 있으면 수사 결과 나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너무 어이없이 대꾸할 가치도 없고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혹시 중간에 사기꾼 브로커가 있었다면 신속하게 수사해서 진상이 규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공개한 2차 자필 입장문./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작년 7월 이모 변호사와 함께 검사 3명과 술접대를 한 건 사실이라 주장했다. 이들에 대해선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을 대상으로 감찰을 진행하고, 술접대 자리에 동석한 일부 검사를 특정해 서울남부지검에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김 전 회장이 언급한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은 지난 2016년 1월 출범한 검찰총장 직속 수사 기구인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수사단은 첫 수사 대상으로 경영 부실 은폐 의혹이 제기된 대우조선해양을 꼽았다. 김 전 회장이 특정한 현직 검사 2명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변호사로 지칭되는 이 변호사와는 “2007년 사건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 인연이 되었고 A변호사가 검사로 재직할 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3월쯤 이 변호사를, 수원여객 횡령 사건 변호인을 찾다가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변호사를 수원여객 사건 변호사로 선임한 뒤 매일 함께 만나는 사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A 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엄청나게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해 신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가 윤 총장과 같이 살고 있는 서초동 아파트 사우나에서 총장을 만났는데, 총장이 청문회 준비를 하는데 ‘네가 청문회 준비 경험이 있으니까 우리 청문회 준비팀을 도와주라’고 했다면서 제 차 안에서 청문회 준비팀 검사에게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앞에서 수없이 많은 검찰 간부와 통화하고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을 목격했고, 청담동 술집에서 접대했던 검사가 라임 수사팀 책임자로 앉아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이 변호사를 신뢰하고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연합뉴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라임 부사장이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이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라임 자금 300억원을 투자해주는 대가로 명품 시계·가방, 고급 외제차 등을 제공받고 전환사채 매수청구권 등 합계 14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작년 11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김 전 회장과 도주해 5개월간 도피 행각을 벌이자 올 4월 서울 성북구 모처에서 체포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재판에서 “이강세 대표를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증언한 뒤 면담한 검사가 “나를 보고 아주 환하게 웃으며 ‘증언 아주 잘했다’고 칭찬해줬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이강세 대표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돈을 준 것 또한 사실”이라고 했지만 “강기정 전 수석에게 금품이 전달됐는지 본 적도 없고 (이 대표가) ‘잘 전달하고 나왔다’고 말을 명확하게 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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