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진술, 여권 겨냥하자 검사한테 책임 물은 것’
추미애, 친정권 검사들로 라임 수사팀 채울 방침
채널A·아들 미복귀 사건처럼 수사 동력 잃을수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구속)이 이달 8일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줬다’고 증언했다. 라임 사태 수사를 총괄하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몇 시간 뒤 보도를 통해 김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을 확인, 수사팀에 증인신문 내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11일 뒤인 19일 김 전 회장을 신문했던 최성준(연수원 40기) 검사는 ‘라임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21일 법조계에선 최 검사가 ‘원 포인트’로 발령 난 이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최 검사에게 “그간 고생했으니 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검사는 김 전 회장이 옥중 편지를 통해 주장한 ‘검사 술 접대’ 의혹과도 관련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최 검사가 라임의 정·관계 로비 수사에 미온적인 지휘부에 맞서서 김 전 회장의 법정 진술을 이끌어낸 뒤 수사팀에서 제외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강 전 수석 관련 내용은 이미 수사 단계에서 모두 검사장에게 보고된 내용이고, 이럴 경우 증인신문 내용을 일일이 사전 보고하지 않기도 한다”며 “올 8월 부임한 서울남부지검장과 지휘부가 관련 내용을 숙지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최 검사에 대해 “라임 관련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에 강력한 수사 의지를 갖고 가장 적극적으로 임했다”고 묘사했다.

최 검사의 인사이동에 서울남부지검은 최 검사의 발령 이유를 “법무부 수사의뢰 사항을 수사하기 위한 팀을 편성하면서 형사부 검사를 투입했는데, 이에 따른 인력 공백을 충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라임 수사팀 전원을 교체하고 친정권 성향의 검사들을 대거 포진시킬 방침이다. 이 때문에 라임 사태에서 불거진 권력형 게이트 의혹은 단순히 야권 및 검찰 비위 의혹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법조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추 장관의 인사권이 수시로 행사된 채널A 사건과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사건 수사는 동력을 잃고 사실상 중단된 바 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최근 법무부 감찰에서 라임 수사팀에 있었던 검사 1명과 또 다른 검사 1명, 수사관 1명에게 술을 접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의 방문조사에 세 차례 응한 김 전 회장은 서울남부지검의 출석 요구를 19, 20일 이틀 연속 거부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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