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의원 “외교부 내 공무기강 해이와 강 장관의 비위행위 근절 의지 부족 보여줘”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10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10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시애틀 주재 총영사관에 부임한 A영사가 같은 공관 소속 직원들에게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 “에이 XX새끼야”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 등의 막말과 욕설을 상습적으로 쏟아냈지만 외교부가 경미한 징계만으로 사건을 무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20일 외교부 관계자의 제보 등을 통해 A부영사가 지난 2019년 주시애틀 총영사관에 부임한 뒤 공관 소속 행정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 비정상적인 발언 등 16건의 비위행위로 지난해 11월 외교부의 감사관실 감찰을 받았으나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만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뉴질랜드 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국제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뉴질랜드 총리는 이 사안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3일 LA총영사관에서는 국정원 파견 고위직이 총영사관 여직원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부는 이러한 비위 사건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영사는 욕설을 물론 “에이 XX새끼야”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것이다”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등의 말로 직원을 협박, 조롱했다. 또한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덕분에 조선인(한국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말도 했다. 행정직원들에 대한 신체접촉도 수 차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2019년 10월 주시애틀 총영사관 소속 행정직원들은 A부영사와 관련한 비위행위 16건(폭언 및 갑질 외 사문서위조, 물품 단가 조작, 이중장부 지시, 예산 유용, 휴가 통제, 특근매식비 집행서류 허위작성, 시간외근무 불인정 등)을 공관 간부에게 신고해 외교부 감사관실이 현지감사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외교부 감찰반은 6일동안 실시한 현지 감사에서 다른 영사나 행정직원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질의를 하지 않았다. 대신 3개월 뒤인 올해 1월께 외교부 내 메일 시스템으로 실명 설문조사를 했다.

외교부는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고 녹취 등의 증빙자료가 부족하다”며 3건의 폭언 등만을 인정해 장관 명의의 경고 조처를 내리는데 그쳤다.

이 의원은 “국민권익위 등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감찰 이후 공관 최고위 간부로부터 행정직원이 퇴직을 강요당하는 발언을 듣는 등 2차 피해도 제기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며 “외교부 내 공무기강 해이와 강 장관의 외교부 내 비위행위 근절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제 예시”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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