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전날 국감서 尹 검찰이 옵티머스 수사 은폐했다며 몰아가
사법연수원 동기 박범계, 박근혜 정부 당시 尹 성원하며 절절한 글까지 올려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퍼"
"어떠한 경우에도 사표내지 마세요...범계 아우가 드리는 호소입니다"
박범계, 조국까지 얽힌 일화로 소개..."조국이 기왕 쓰는 거 호소하듯 써달라 부탁"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역정을 내며 '옵티머스 사건 무혐의 처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자 과거 박 의원이 윤 총장과의 인연을 공개적으로 수차례 내보였던 일들이 언급되고 있다.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박 의원은 2013년 페이스북에 "형! 형은 의로운 검사"라는 글까지 올릴 정도로 윤 총장을 성원해왔다.

박 의원은 전날 국감에서 2018~2019년 옵티머스 수사를 하고도 무혐의 처리한 사람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면서 언성을 높였다. 그는 이 지검장에게 이 같은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 수차례 답변을 유도했지만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자 역정까지 냈다.

박 의원은 "당시 1차장이 누굽니까! 당시 중앙지검장이 누구예요!" "이성윤 지검장입니까"라며 압박했다. 그는 "기사에 다 나온 얘기예요. 뭘 생각합니까!"라고 거듭 언성을 높이며 윤 총장의 실명이 언급되기를 기대했다.

박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가 단행되기 이전의 검찰 수뇌부에 '라임 은폐'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을 상대로도 질의를 이어갔다. 그는 고압적 태도로 "검사들 술자리 관련된거는 지금 김봉현 폭로로 처음 알았다 이겁니까?" "당시 수사팀은 김봉현으로부터 그런 진술 못 받았다 주장하는 겁니까?"라며 "검사장으로 부임한지가 언제예요! 3개월이 지나도록 내용을 잘 몰라요!"라고 했다.

박 지검장이 원하는 대로 답변하지 않자 "됐어요! 그만둬요! PPT!"라면서 "우리 박순철 검사장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수사하세요"라고 했다. 박 지검장은 씩씩하게 "네,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처럼 박 의원이 집요하게 윤 총장과 윤 총장의 측근들로 이뤄졌던 검찰 수뇌부에 라임 옵티머스 수사 은폐 책임을 돌리려하는 모습에 "윤 총장과 깊은 인연을 누차 밝혀왔던 박 의원이 이러는 걸 보니 정치가 무섭긴 무섭다"는 반응이 나온다.

박 의원은 2013년 11월 '국정원 정치관여 및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인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이 정직 3개월 징계를 받게 되자 페이스북에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박범계 페이스북 및 SNS 캡처)

박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이면서도 긴 대화 한 번 나누질 못한 형에게 검찰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불의에 굴하지 말라는 호소로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밉습니다"라며 "작년 (제가) 국회의원 됐다고 서초동 어디선가 (사법연수원) 동기모임을 했을 때도 불과 10여분 아무 말 없이 술 한 잔만 하고 일어났던 형이지요. 저는 그제서야 제가 정치적 중립성을 해할 위험인자라는 걸 깨달았지요"라고 했다.

박 의원은 윤 당시 지청장이 형사소송법과 검사 선서에 따라 법과 원칙 대로 수사를 했을 뿐이라며 "그런 형에게 조직의 배반자, 절차불이행자로 낙인찍는 검찰의 조직문화가 아직도 상하로 여전하다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이게 도대체 정상적인 나라야?'라는 비난과 자조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형! 그래도 저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려합니다. 아직도 정의로운 검사들이 이 땅에는 여전하고, 그들은 조용하지만 이 사태를 비분강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며 "그래서 어떠한 경우에도 사표를 내서는 안 됩니다. 그날 (동기모임에서) 우연히 스쳐 지났던 범계 아우가 드리는 호소입니다"라고 글을 끝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28일 공수처법 통과를 놓고 벌어진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의 찬성 토론자로 나서서 해당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리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까지 얽힌 일화로 소개했다.

그는 "(사법연수원 동기로) 윤 총장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아는 저는 불 보듯 뻔하게 (그가) 사표를 낼 것으로 예견했다"며 "그때 조 전 장관이 저에게 전화를 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좋은 검사가 사표를 내게 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와 부탁이었다. 제가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자 한다고 했더니, 이왕 쓰는 김에 단단히, 호소하듯이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간곡한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그렇게 지켜진 윤석열 검사였다"며 "지금 윤 총장은 '윤석열표 수사'를 하고 있다. 대단히 섭섭하다"고 거듭 언급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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