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국회의원들, 권한 없는 행위에 내년도 국감 보이콧 검토"
국감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국회의원들의 자료 요구에 대한 불만 드러내기도

2020년도 국회 국정감사가 종반을 향하는 가운데 19일 오전 경기도청 신관 제1회의실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이 경기도를 상대로 국감을 시행했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 소속 의원들은 소위 ‘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 채동욱 옵티머스 고문과의 만남 이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특혜를 준 사실이 있는지 질문했다. 이밖에도 미국의 유력 주간지인 ‘타임’에 게재된 경기도의 ‘기본소득’ 정책 관련 광고가 적절했는지 등에 관한 질의도 이어졌다.

ㅇ
19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실시에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행안위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도가 타임지(誌)에 기본소득 광고를 내 적이 있다”며 경비가 얼마나 소요됐는지를 질의했다.

박 의원은 미리 배포한 국감 자료를 통해 이재명 지사의 임기가 시작된 2018년 7월부터 2020년 8월까지 2년 1개월 동안 256억4600만원의 홍보비를 집행했는데, 이는 전임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에 해당하는 2016년부터 2017년 사이에 집행된 홍보비 142억3000만원 대비 약 2배 정도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知事)는 “보도 이후 알게 됐는데, 1억900만원이 들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예산이 도민(道民)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미국 사람도 도민이냐”며 반문했고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대한민국의 주요 정책이고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박람회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전 세계를 상대로 홍보가 필요하다”고 대꾸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적절하게 잘 썼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이 이 지사와 채 고문 간의 만남과 관련된 질의를 하자 이 지사는 “펀드 사기꾼의 거짓 문서에 의해 정치적 공격으로 도정(道政)을 훼손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봉현 물류단지의) 4월 신청이 들어올 때 신청 자체를 포기하게 하든지 경기도에서 반대할 수 있었는데, (반대하던 과거와 달리) 옵티머스 사기 사건이 터졌어도 조치를 왜 안 했느냐?”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이 지사는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행정절차였다”고 답했다.

야당 측 의원들로부터는 경기도가 국감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아침 〈근거 없는 자치사무 국정감사는 이제 그만해야〉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게재한 게시물.(이미지=페이스북 캡처)

박완수 의원은 “경기도처럼 (자료 제출에) 협조가 안 되는 자치단체나 국가기관은 없었다”며 “심지어 행정 책임자가 자료 제출을 막은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행안위에서 국정감사관계법에 의해 고발하고 관련 공직자가 있다면 징계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지사는 국감 개시 전인 이날 아침 〈근거 없는 자치사무 국정감사는 이제 그만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이 지사는 “지방정부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는 지방의회가 한다”며 “(관계 법률들은) 국정감사의 감사 범위는 국가위임사무와 국가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에 한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며칠 째 경기도 공무원들은 물론 시·군 공무원들까지 (국회의원들의) 요구 자료 수천 건을 준비하느라 잠도 못 자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권한도 없이 독립된 자치 지방정부의 자치 사무, 심지어 소속 시·군·구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까지 감사자료로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 내년도 국정감사 보이콧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침에 국감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던데……”라며 해당 게시물의 게재 취지를 질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협조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공무원들에게 미안해) 면피용으로 올린(게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순종 기자 francsi@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