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회 행안위 경기도 국정감사 당일 깜짝 발언
"근거 없는 자치사무 국정감사는 이제 그만...분가시켰으면 놓아달라"
野박완수 "경기도처럼 비협조적 기관없어...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여당도 진의 묻자...이재명 "협조 안하겠단 건 아니고 공무원들 보니 가슴 아파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국정감사 당일인 19일 오전 내년부터 국감에 나설지를 고민해볼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야당 의원들은 국감 자리에서 이 지사의 이 같은 태도를 비판하며 "경기도처럼 비협조적인 기관도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거 없는 자치사무 국정감사는 이제 그만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내년부터는 너무너무 힘들어하는 우리 공무원들 보호도 할 겸,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자료 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며 "권한도 없이 독립된 자치 지방정부의 자치사무, 심지어 소속 시군구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까지 감사자료로 요구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시할머니가 며느리 부엌살림 간섭도 모자라 며느리에게 손자며느리 부엌 조사까지 요구하는 격"이라며 "분가시켰으면 이제 좀 놓아주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했다.
이 지사가 내년부터 국감 거부를 고민하겠다고 밝히자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날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를 질타했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도처럼 (자료 제출에) 협조가 안 되는 자치단체나 국가기관은 없었다"며 "심지어 행정 책임자가 자료 제출을 막은 정황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행안위에서 국정감사관계법에 의해 고발하고 관련 공직자가 있다면 징계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아침에 국감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던데…"라며 이 지사의 국감 거부 의사에 대한 진의를 물었다.
이 지사는 "약 2천건의 자료를 요구했는데, 어제 새벽에 요구한 분도 있다. 그럼 공무원들은 밤새워 대기하고 깨워서 대응해야 하는 게 가슴 아파서 오늘 아침에 그런 글을 썼다"며 "협조 안 하겠다는 건 아니고 (자료 제출 요구가) 너무 많아서 (공무원들에게 미안해) 면피용으로 올린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자초한 이번 논란에 대해 "유력한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이 지사가 국감이 자신을 향한 정쟁의 장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라는 등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