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날 페북서 언론사 거명하며 모 여기자 얼굴 노출 사진 올려
황규환 "강성 지지자들로 하여금 해당 기자 공격하라고 좌표 찍은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의힘이 여권 인사들의 언론인 ‘좌표 찍기’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16일 황규환 부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자신의 아들 의혹에 대해서는 피의사실공표를 운운하며 기본권을 이야기했던 추미애 장관이, 정작 자신의 집 앞에서 합법적 취재활동을 하던 기자의 얼굴을 고스란히 SNS에 게재했다”며 “비겁한 언론탄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추 장관은 전날(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침 현관 앞에 언론사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나타났다”며 해당 기자의 소속사와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미 한 달 전쯤 법무부 대변인은 아파트 앞은 사생활 영역이니 촬영 제한을 협조 바란다는 공문을 각 언론사에 보냈다”며 “그런데 기자는 그런 것은 모른다며 계속 뻗치기를 하겠다고 한다. 출근을 방해하므로 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집에서 대기하며 일을 봐야겠다”고 선언했다.
처음 올라온 사진 속 기자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지만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다. 얼굴과 머리 모양, 옷차림 등이 드러나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신상 털기’에까지 나섰다. 몇몇 친문(親文) 커뮤니티에선 추 장관 게시물을 ‘좌표 찍기’로 여긴 듯 비난 댓글을 퍼붓기도 했다. 추 장관은 논란이 일자 사진 속 기자를 모자이크한 사진으로 수정하며 게시물을 바꿨다.
황 대변인은 이같은 행동에 “사실상 강성 지지자들로 하여금 해당 기자를 공격하라고 좌표를 찍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회의원과 당 대표까지 지낸 공인(公人)이 언론 취재에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사인(私人)인 기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또 공인으로서 옳지 못한 행동”이라 비판했다.
또 “강성 지지자들이 해당 기자에 대한 마녀사냥에 나설 것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언론탄압이나 다름없다”며 “비단 추 장관뿐만이 아니다. 지난 14일 조국 전 장관 역시 단순기사링크가 아닌 기자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명하며 기사에 대한 경고메시지까지 보냈다”고도 지적했다.
추 장관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외에도 이재정·정청래·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최근 페이스북 등에 기자 실명 혹은 특정할 수 있는 각종 정황을 올리면서 ‘좌표 찍기’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