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변호사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로비”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등에 수억원 줘”
“강기정 잡으면 윤석열 보고 후 보석재판 제안받아”
“검찰, 여당 유력 인사들 상대로만 수사”
“조국에 분노했지만 겪어보니 검찰개혁 이뤄져야”
법조계 “일종의 구명 신호일 수도...진위 밝혀야”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이 사건에서 제기된 로비 의혹에 대해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접대를 했고, 이 중 1명은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줬다”고 법정 증언한 것은 해당 변호사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그간 로비 대상이 여권에 한정됐던 흐름이 전환될 만한 주장이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이날 발표를 이끌어낸 동기에 대해 ‘검찰의 끼워맞추기 수사와 언론의 카더라식 보도를 겪어보니 검찰개혁은 이뤄줘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법조계에선 입장 발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밝혀져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법조인은 “김 전 회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정치권과 인맥이 닿아 있다”며 “돌연한 입장 발표 이면에는 일종의 구명 신호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직검사·야당정치인 상대로도 로비했다”>

16일 김 전 회장은 옥중 자필 입장문을 공개했다. 해당 입장문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는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건 담당 주임 검사였다”며 “라임 사건이 A 변호사 선임 후에 수사가 더 진행이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임 사태가 터진 작년 7월 A 변호사와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룸살롱에서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고, 이 가운데 1명은 얼마 뒤 구성된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 회장은 사태 발생 후 도피하다 경찰에게 체포된 지난 4월 23일 A 변호사가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찾아와 자신에 대해서나 검사들을 상대로 접대를 벌였던 모든 일에 대해서 함구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검찰 수사팀과 협의해 도울 방법을 찾겠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그런 A 변호사가 다시 찾아온 시점은 지난 5월. 그는 ‘서울남부지검 라임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 보고 후 조사가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강기정 잡으면 윤석열에 보고 후 보석 재판’ 제안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는 첫 접견 때부터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다고 했다”면서 “지금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여당에서 해체해 남부지검 형사6부가 합수단 역할을 하고 이번 사건에 윤 총장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하면서 ‘네가 살려면 기동민 민주당 의원도 좋지만 꼭 청와대 강기적 수석 정도는 잡으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입장문에서 주장했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야당 정치인들을 상대로도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와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쪽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한 후 실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게 로비를 했고 (검찰) 면담 조사에서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가 진행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초 두 명의 민주당 의원은 소액이라서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검찰총장이 ‘전체주의’ 발표 후 당일부터 수사 방향이 급선회해 두 사람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지난 8월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은 피해자...입장 발표 동기는 ‘검찰개혁’ 때문”>

김 전 회장은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나도 처음엔 조국 전 법무장관 사건들을 보면서 모든 걸 부인한다고 분노했는데, 내가 언론의 묻지마식, 카더라식 토끼몰이 당사자가 되어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를 직접 경험해 보면서 대한민국 검찰개혁은 분명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모든 사실을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라임 ‘전주’이거나 ‘몸통’이 절대 아니다. 실제 라임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고 실제 몸통들은 현재 해외 도피 중이거나 국내 도주 중”이라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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