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이라면 온 나라가 감옥이어야 한다”
"언론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출처 불분명한 선정보도에 일침
"너의 행위가 보복이 아니라 정의구현이라고 진짜 생각하느냐"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

“이명박, 박근혜 탈탈 터는 문 대통령과 검사 나리들, 옆에서 사정없이 돌팔매질하는 민주당 의원님들! 당신들은 정말 한 점 부끄럼 없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23일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현 자유한국당 경기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회를 밝혔다.

“고백합니다”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 차 전 의원은 십 수 년 전 경기도 공보관으로 일할 때 사업에 선정된 업자가 답례로 ‘현금 케이크’를 가지고 와 며칠을 고민하다 돌려준 일, 정치하면서 장부에 기록하지 않은 정치헌금을 받고 이를 쓴 일을 털어놓았다. 이어 “걸리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차 전 의원은 “법은 염라대왕 심판대가 아니다. 건강한 사회질서를 위한 최소의 도구다. 이렇게 수십 년 전 것까지, 누가 누가 카더라 하는 거까지 죄다 엮어서 잡아들이는 식이라면 온 나라가 감옥이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언론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며 전날 MB가택을 몇 시간째 훔쳐보는 장면을 내보낸 방송사와 출처가 불분명한 선정적 뉴스를 남발한 언론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부 고발자들에게도 묻는다"며 "왜 그때 양심고백 안하고 이제사 죽은 사자 등에 칼을 꽂습니까? 그게 용기입니까?"라고 했다.

차 전 의원은 “정치보복의 숨은 목적을 위해 법과 언론의 도구를 사용하고 계신 분들! 너는 정말 한 점 흠 없냐? 지금 너의 행위가 보복이 아니라 정의구현이라고 진짜 생각하느냐”고 글을 맺었다.

차 전 의원은 앞서 이달 1일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한 탄핵이나 30년 구형이 과연 정당하냐며 강하게 의구심을 제기하며 “내 양심이 외친다, 박근혜는 무죄다”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다음은 차 전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고백합니다.

저는 십 수 년 전에 경기도 공보관으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대부분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는데 제가 공모형식으로 바꿨습니다. 선정된 업자가 계약 성사 다음날 답례로 케이크를 사왔습니다. 집에 와서 열어 보니 현금 케이크였습니다. 그걸 모셔 놓고 며칠을 잠을 뒤척였더니 지켜보다 못한 마누라가 한마디 했습니다.

"그거 받고 고민하느라 소모된 에너지가 돈값보다 크겠다. 돌려줘라."

돌려준 다음날부터 다리 쭉 뻗고 잤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법의 줄다리 위에서 곡예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정치하면서 장부에 기록하지 않은 정치헌금 받은 적도 있고 정치자금 쓴 적도 있습니다.

걸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수십 년 전 것까지, 가족들 신상까지, 탈탈 터는 문재인 대통령과 검사 나리들, 옆에서 사정없이 돌팔매질하는 민주당 의원님들! 당신들은 정말 한 점 부끄럼 없는가 묻습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내부 고발자들에게도 묻습니다.

왜 그때 양심고백 안하고 이제사 죽은 사자 등에 칼을 꽂습니까? 그게 용기입니까?

내 얘긴 그냥 없던 걸로 하자는 게 아닙니다. 적당히 하자는 겁니다. 정말로 법과 양심에 문제되는 증거들만 문제 삼으라는 겁니다.

법은 염라대왕 심판대가 아닙니다. 건강한 사회질서를 위한 최소의 도구입니다.

이렇게 수십 년 전 것까지, 누가 누가 카더라 하는 거까지 죄다 엮어서 잡아들이는 식이라면 온 나라가 감옥이어야 합니다.

언론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어제 티비 화면에서 카메라가 MB가택을 몇 시간째 훔쳐보는 장면을 내보냈습니다. 방송사측은 "그렇게 수모를 당해야 다음에 누구도 나쁜 짓 못한다." 라며 자신들의 관음적 행위를 정당화할겁니다. 그러나 그건 수술한다며 식칼 들고 나서는 꼴입니다.

대통령 부인 가방사건, 대통령 성형수술 사건 등 소스가 불분명한 선정적 뉴스를 남발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과거 안기부에서 고문하는 자들이 국가안위를 명분으로 삼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정치보복의 숨은 목적을 위해 법과 언론의 도구를 사용하고 계신 분들!

너는 정말 한 점 흠 없냐?

지금 너의 행위가 보복이 아니라 정의구현이라고 진짜 생각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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