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놓고 두 동강 난 여권 시민사회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288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동대응 단체로 출범
朴시장 피해자 A씨 "신변위협에 거주지 옮겨도 2차 가해...꿋꿋하게 살아 진실 규명"
朴시장 지지세력 "시대의 영웅 숨진 지 100일인 오는 16일 추모행사"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A씨가 고소 100일을 맞아 신변 위협에도 포기하지 않고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가운데 박 전 시장 지지세력들은 "시대의 영웅 박 전 시장의 100일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등이 주축이었던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5일 박 전 시장 고소 100일을 맞아 288개 여성·노동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동대응 단체로 출범하게 됐다.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로 성추행 피해자인 A씨 발언을 대독했다.

A씨는 "괴로운 과정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 진실을 규명하고 우리 사회가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을 반드시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신상에 관한 불안과 위협 속에서 거주지를 옮겨 지내고 있다"면서 "거주지를 옮겨도 멈추지 않는 2차 가해 속에서 다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에 괴로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하며 미투운동의 서막을 연 김지은 씨도 입장을 밝혔다. 김 씨는 기자회견에서 대독된 발언을 통해 "박원순 사건 피해자분께서 겪는 현실을 보면서 지난 시간을 반복해 보고 있다는 기시감이 든다"면서 "앞서 비슷한 일을 겪은 한 사람으로서 굳건한 연대와 변함없는 지지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을 "시대의 영웅"이라며 지지하는 세력들은 박 전 시장 자살 100일을 맞이해 추모행사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난 9일 네이버 밴드에 올린 공지에서 박 전 시장이 숨진 지 100일인 오는 16일 종로구 조계사에서 유족과 함께 추모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지자들은 "시대의 영웅 고 박원순 시장이 세상을 떠나신 지 100일이 다가온다"며 "추모와 기억을 하는 100일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또 "(경남) 창녕 고인을 추모하는 길에 지도 이정표를 설치 준비 중"이라며 "100일재 전에 완성해 설치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10일에도 박 전 시장 추모 목적의 정식단체 출범을 위해 발기인 1000명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박원순의 꿈을 이어가겠다"며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박 전 시장의 말을 우리는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

당사자인 박 전 시장의 죽음과 그의 유족들의 부실한 수사 협조 등으로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여부와 비서진의 성추행 방조 및 묵인 의혹 관련 수사에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