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었고 형식도 내용도 학생 마음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정상간 친서도 타이핑 쳐서 보낸다는 靑관계자 모습, 유족 공감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함 그 자체"
"돌아가신 분 살릴 수 없지만 철저한 조사 통해 진실 밝혀낼 수 있어...北에 강력 요구해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피살 공무원 아들에 보내는 ‘인쇄된 편지’에 “아버지 잃은 어린 학생을 한 번 안아주실 수는 없느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안 대표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예전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일을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라는 뜻으로 '천붕(天崩)'이라고 불렀다”며 “특히나 성인이 되기 전 부모를 잃은 슬픔과 충격은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아들이 보낸 편지에 인쇄된 답장을 보냈다. “아드님께”라 시작하는 편지에는 북한 관련 언급은 없이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유족 측에 해경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야권에선 인쇄된 편지 방식과 내용 등이 무성의하며 형식 뿐이라 지적했지만, 청와대는 교황 서한도 인쇄된 채 전달된다며 야권 비판을 일축했다.

안 대표는 “이런 아픔과 고통을 당한 피격 공무원의 고2 아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썼다”며 “누구보다 자식을 아끼는 아버지가 월북할 리 없다며 명명백백히 진상을 밝혀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간절한 호소였는데, 이 눈물의 편지에 대한 대통령의 답장은 너무나 늦었고 형식도 내용도 학생의 마음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은 국민을 더욱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정상간 외교 친서도 타이핑 쳐서 보낸다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강변하는 청와대 관계자의 모습은 인간에 대한 예의도, 유족에 대한 위로나 아픔에 대한 공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함 그 자체였다”고도 했다.

이어 편지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문 대통령에도 “바쁜 사람 부를 수 없다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는 직접 찾아가 임명장을 주셨던 그 정성을, 왜 아비 잃은 어린 국민에겐 보여주지 않나. 돌아가신 분을 살릴 수는 없지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낼 수는 있고, 이것을 북한에게 강조하고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며 “대통령이기 이전에 '사람이 먼저다'인 인권변호사로서, 자식을 둔 아버지의 심정으로, 그리고 힘들더라도 대통령직이 갖는 무한 책임을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부모 잃은 그 어린 학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제언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아래는 안 대표 페이스북 글 전문(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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