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매파', '최강 매파' 등 수식어 붙어
북핵 관련 외교해법 소진됐다고 말했던 강경 인사
"北비핵화 의지 표명은 시간 끌려는 '전략적 행위' 불과"

경질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과 후임자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대사[AFP=연합뉴스]
경질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과 후임자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대사[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경질하고, 대북(對北) ‘초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후임으로 결정했다.

볼튼 전 대사는 다음달 9일 NSC 보좌관으로 정식 취임한다.

예일대와 동 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볼튼 전 대사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조지W. 부시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정권에서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과 군축담당 차관 등을 역임했다.

북한과 이란 등의 국제 문제에 초 강경론을 펴는 그의 발탁을 두고 로이터 통신은 “’슈퍼 패마’(super-hawk)가 NSC 보조관으로 임명됐다”고 했고, AFP통신은 “’최강 매파’(arch hawk) 볼튼이 맥매스터를 대체했다”고 보도했다.

볼튼은 국제질서 확보를 위해서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때로는 군사개입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왔다. 또 북한에 관해서는 외교적 노력이 오히려 북핵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외교 노력을 기울이는 사이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개발해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할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볼튼은 지난 6일 한국의 대북특사단이 돌아와 북한과 합의한 6개 항목을 발표한 직후 가졌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을 “전략적 행위”라며 아예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면서 북한을 “세계 최고의 사기꾼들”이라고 평가했다.

볼튼은 방송과 공개 강연을 통해 북한의 위협이 부각되면 대북 군사행동도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외교적 옵션이 거의 소진됐다며 군사 행동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할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오는 5월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 관련해서도 지난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 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한다면 시간 낭비를 피하고자 아마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북핵 외교해법을 주도해온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후임으로 임명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볼튼 전 대사를 안보수장에 임명하면서 외교·안보라인을 대북 강경파로 채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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