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에 최대 600억달러 관세 부과 행정명령 서명
중국, 미국산 철강·돈육에 30억달러 보복관세 예고
미국산 필름 인화지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는 연장
美中 무역전쟁 고조되자 '안전자산' 日엔화 초강세

미국-중국 무역전쟁 서막(PG)[연합뉴스-제작 이태호]
미국-중국 무역전쟁 서막(PG)[연합뉴스-제작 이태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최소 500억 달러(약 54조원), 최대 600억 달러(약 64조8000억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CBS 뉴스 등 미국 매체가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예고하자 중국도 30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밝혀 미중(美中)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역 적자 현황을 언급하며 "800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 적자 중 절반을 중국이 차지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계는 공정하지 않다. 중국에 즉시 무역 적자를 1000억 달러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미 재무부에는 60일 안에 중국 투자 제한에 대한 보고서 초안을 만들어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어떤 물품에 고율관세를 적용할지 15일 이내에 목록을 작성할 계획이다.

중국도 반격할 준비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23일 성명에서 30억 달러(3조2400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틀 안에서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미국산 돼지고기에 25%,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 관세를 각각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는 또 미국산 필름 인화지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2012년부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서 수입되는 사진 인화지에 대해 5년 기한으로 17.6~28.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왔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관세부과 만기 심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폭탄이 예고되자 중국 측에서 먼저 인화지 반덤핑 관세부과 연장으로 응수하고 나온 것이다. 

한편 미중 간 무역전쟁 분위기 고조로 인해 일본 엔화 환율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3일(한국 시간) 오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05.8엔선에서 104.7엔까지 급락(엔화 강세)하며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5엔 선이 붕괴됐다.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25% 관세 폭탄을 예고한 데다 무역법 301조를 들어 중국산 수입품 일부에 25%의 고율관세 부과를 지시하면서 무역 전쟁 공포가 확산되자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