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中 방문했다가 정보기관에 붙들린 양헌쥔(楊恒均·55)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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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12일 전직 중국 외교관 출신의 작가 양헌쥔(楊恒均·55)을 스파이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오스트레일리아(호주) 국적의 작가를 스파이 혐의로 지난 7일 기소했다고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47)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전직 중국 외교관 출신으로 퇴직 후 오스트레일리아 국적을 취득한 양헌쥔(楊恒均·55)을 스파이 혐의로 기소했다며 “현재 1심 심리 과정 중에 있으며 합법적인 권리는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했다.

양헌쥔은 작년 1월 중국을 방문했다가 중국 정보기관에 붙들렸으며 같은 해 8월 스파의 혐의로 체포됐다.

마리스 패인 오스트레일리아 외무부 장관은 당시 “중국 정부가 전직 중국 외교관이자 스파이 소설가인 양헝쥔을 베이징 범죄자 수용소로 이감했다는 사실을 전해왔다”며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오스트레일리아 시민이자 학자인 양헝쥔 박사가 수감됐다는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면서 패인 장관은 “우리는 (양헝쥔이) 국제 규범에 따른 공정하고 인도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중국 당국에 계속해 압력을 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중국의 합법적 사법 절차에 개입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특히 오스트레일리아 정부 고위 당국자의 무책임한 발언은 중단돼야 한다”는 표현으로 맞섰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중국 양국 관계는 최근 악화일로에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방위산업 투자 전문 회사인 중국장친투자유한공사 소속 직원으로 홍콩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중국 정부의 첩보 공작 활동을 했다는 왕리창(王立强)의 폭로가 있은 이후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대규모 유행 사태를 거치며 양국 관계는 대단히 나빠졌다.

특히 왕리창의 폭로 이후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외국에 의한 내정 간섭’ 방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사실상 자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스파이 활동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이번에 중국 당국이 양헌쥔을 기소한 것은 자국에 쏟아지고 있는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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