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방탄 국감'...야당 질의에 여당 의원들이 秋 대신 발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가 정회되자 나가고있다. 2020.10.12/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가 정회되자 나가고있다. 2020.10.12/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병역 특혜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특히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설전으로 국감 진행이 이뤄지지 못해 파행을 빚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법무부 등 국감에서 추 장관의 대정부질문 발언 영상을 재생한 뒤 “발언 요지는 (추 장관이) 아들 병가를 신경 못 쓰고, 보좌관과 연락을 취할 수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장관에게 “국회에서 거짓진술한 것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거짓진술하지 않았다. 법령에 위반되는 부정한 청탁과 지시를 한 적 없다”고 했다. 이후 전 의원과 추 장관은 서씨의 병역 의혹과 검찰 수사 결과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전 의원은 “카카오톡 내용을 보면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 발언의 진실성을 여쭤본 것”이라며 “사실이 아니니까 사과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카톡에 이런 문자가 있다는 것은 휴대폰이 포렌식 돼서 나와서 아는 것 일뿐이고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며 “그걸 보면 보좌관에게 전화 번호를 전달했다고 돼있지만 거기 보면 지원장교님이라고 돼있다. 직접 아는 사람 번호를 지시차원에서 전달했다면 여기 번호가 지원장교나 대위라고 돼있지 ‘님’자를 안 붙였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 장관은 또 “맥락을 보면 아들이랑 연락을 취해달라고 돼 있지 보좌관 보고 지시한 게 아니지 않나”라며 “부정한 청탁이나 지시와 관련한 게 없다는 걸 명확히 말했다”고 했다.

전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고성을 쏟아냈다. 특히 김남국 의원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사안”이라고 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의사진행 발언 공방으로 이어졌다.

장제원 의원은 “의원 질의할 때 여당 의원들이 반박한다”며 “김남국 의원 너무 심한 것 아니냐. 말끝마다 추 장관의 답변을 왜 본인이 다 하냐”고 질타했다. 이에 김 의원이 강하게 반발했고, 두 의원 간 공방이 펼쳐졌다. 두 사람의 설전은 다른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중에도 계속 이어졌다.

결국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여기가 장마당이 아니잖냐”며 중재에 나섰으나, 여야는 물러서지 않으면서 국감은 아수라장이 됐다. 끝내 윤 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언하고, 오후 2시에 감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28일 서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수사한 끝에 추 장관과 서씨, 전 보좌관 최씨, 지역대장 이모씨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수사팀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추 장관과 당시 보좌관 최씨가 서씨의 휴가 연장과 관련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은 기록을 보도자료에 적시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추 장관을 무혐의로 처분하라는 동부지검 수뇌부 지시에 반발한 수사팀이 양심상 보도자료에 유죄의 단서를 남겨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