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헌재 사단'이 옵티머스 배후에 있나...금융위도 상당히 협조적"
은성수 금융위원장 "금융위 직원들 연루됐는지 조사해본 바 없지만 없으리라 본다"
윤창현 "옵티머스 사태에 실세 연루된 것 언제 알았나?"...은성수 "최근 언론 보고 알아"
국민의힘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위도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된 것 아니냐며 추궁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곧장 반박을 시도하며 옵티머스 사태에서 언급되는 인물들 간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금융위도 (옵티머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금융위 직원들도 연루됐는지를 조사해봤나"라고 물었다.
강 의원은 은 위원장이 "해본 적 없다.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짧게 답하자 2017년 당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금융위 자산운용과장 간에 통화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이 대주주변경 사후승인 신청서류를 제출하려는 김 대표에게 매우 호의적으로 "오후 5시까지 올 수 있느냐", "정부서울청사 민원실 1층 오셔서 전화주시면 제가 내려가서 접수받겠다"고 응대하는 내용이다.
강 의원은 옵티머스의 대주주변경 사후 신청을 위해 금융위가 편의를 봐줬다는 취지로 이를 공개했다. 당시 옵티머스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에서 양호 전 나라은행장으로 최대 주주가 변경됐다. 금융회사가 최대 주주를 변경하려면 금융위의 사전 또는 사후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강 의원은 "금융위 과장이 소규모인 일개 자산운용사의 서류 승인 신청을 위해 직접 1층 민원실까지 내려가서 받아 가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겠나"라며 양 전 행장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로 이어지는 인적 네트워크를 거론했다. 양 전 행장과 이 전 부총리, 그리고 당시 금융감독원장이던 최흥식 원장 모두 경기고 동문으로 서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헌재 사단'은 한국 관치금융에서 단연 손에 꼽히는 인맥으로 끊임없이 언급된다.
업계에서도 금융위 담당자가 이렇게 직접 서류 접수부터 챙겨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은 위원장은 "(녹음파일에는) 자산운용과장이라고 돼 있는데 아닐 것"이라며 "자산운용과에 있는 사람일 수는 있다"라고 했다. 은 위원장은 답변 도중에 "자산운용과장이 받은 적 없다는 것을 방금 확인했다"고 첨언했다.
또한 금융위 직원이 옵티머스의 김 대표에게 매우 협조적이었던 태도에 대해서는 "두 번 접수할 일 없도록 친절하게 응대해야죠"라고 했다.
한편 은 위원장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된 청와대 인사를 비롯한 여러 실세들에 대해 언제 인지했느냐고 묻자 "최근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답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