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걱정에 눈물쏟은 '계몽군주' 김정은... 손엔 명품시계, '차벽'비웃는 노마스크 군중...완벽한 블랙코미디
인민 걱정에 눈물쏟은 '계몽군주' 김정은... 손엔 명품시계, '차벽'비웃는 노마스크 군중...완벽한 블랙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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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 명 위해 전체 희생하는 공산주의 단편 그대로 담겨
김정은이 찬 명품시계는 스위스 IWC사 제품...한화 1450만원
방역 때문에 우리 공무원 죽인 北, 열병식 모인 수만명은 '노마스크'
北에도 탁현민 있다?...고루하고 투박한 스타일이 꼭 닮아
북한 김정은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연설중 울먹이고 있다. /조선중앙TV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지난 10일 개최한 ‘심야 열병식’에서 김정은을 선양하는 단 하나의 목적으로 전체의 희생을 강요하는 공산주의 사회의 낯부끄러운 단편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11일 제기되고 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 홍수라는 3중 재난을 겪는 인민 걱정에 한순간 설움을 나타낸 김정은의 손목에는 고가의 명품시계가 걸려 있었고, 이런 ‘수령’에게 환호를 보내면서도 얼굴은 긴장으로 경직된 군중의 모습이 어우러진 하나의 매스게임 코미디였다는 것이다.

<인민들 설움에 눈물 왈칵한 김정은, 손목엔 명품시계 번쩍>

YTN과 연합뉴스TV가 김정은의 열병식 연설을 여과 없이 중계한 조선중앙TV 방송을 보면, 김정은은 전날 열병식 연설에서 ”예상치 않게 맞닥뜨린 방역 전선과 자연재해 복구 전선에서 우리 인민군 장병이 발휘한 애국적 헌신은 감사의 눈물 없이 대할 수 없다”며 “너무도 미안하고 영광의 밤에 그들과 함께 있지 못한 것이 마음 아프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안경을 벗고 눈가를 훔치려 할 때 드러난 그의 손목에는 금빛이 도는 고가의 시계가 포착됐다. 해당 시계는 스위스 IWC사(社)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제품으로 전해졌다. 이 제품은 한화로 약 1450만원이다. 노동당 39호실 유럽 파견원이 김정은을 위해 밀수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IWC 홈페이지

한 대북 소식통은 “3중 악재에 휩싸인 인민 생활을 걱정한다던 김정은은 회색 서양식 정장을 입고 명품시계를 차고 나왔다”면서 “이런 모순적인 모습에서 유시민씨가 표현한 ‘계몽군주’라든가 ‘김정은이 자애롭다’든가 하는 해석을 내놓는다면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역 때문에 우리 공무원 사살한 北, 정작 수만명 군중 ‘노마스크’>

열병식에 동원된 대규모 군중 사이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한 명도 포착되지 않은 점도 문젯거리로 지적됐다. 북측은 지난달 22일 해양수산부 소속 우리 공무원을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사살한 뒤 시신을 소각했다. 그런데 정작 열병식에 참석한 행사 참가자와 평양시민 등 수 만명은 노마스크로 다닥다닥 간격을 좁힌 채 눈물을 흘리고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지르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공무원 살해한 것은 코로나 때문이라고 한다”며 “그런데 북한 열병식에서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코로나를 이유로 무고한 공무원에 대한 총살 지시가 내려간 게 사실이라면 코로나 대량 전파 환경을 만든 김 위원장은 더 준엄한 심판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北에도 탁현민 있다?...연출 스타일 흡사>

북한이 열병식에서 과시한 이벤트적 효과가 탁현민 청와대 의전 비서관의 연출 스타일과 흡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탁 비서관은 청각적으로는 음악과 메시지를, 시각적으로는 벽이나 건물에 영상을 비추는 연출 방식을 고수해왔다. 학생운동권이 소련과 북한의 문화 형식을 차용한 ‘80년대식 집체극’ 형식이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 6·25 70주년 행사는 이례적으로 야간에 진행됐다. 147구의 국군유해 봉환 행사는 ‘영상 투사 이벤트(미디어 파사드)’로 이뤄졌는데, 비행기에 영상을 비추는 등 시각적인 효과를 냈다.

전날 북한도 전례 없는 심야 열병식을 펼친 후 평양 시내에서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한 불꽃놀이와 횃불 행진, 퍼레이드 등 각종 경축 행사를 이어갔다. 옥류교와 대동강 다리 사이에 갖가지 화려한 색의 불꽃놀이가 펼쳐졌고, 당창건 75주년을 상징하는 ‘75’라는 숫자와 노동당 마크, ‘노동당 만세’ 문구가 하늘에 새겨졌다. 평양 시내에서는 차를 타고 거리를 내달리는 카퍼레이드가 이어졌고, 시민들이 꽃을 흔들며 호응했다. 이는 노동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특색있게’ 준비하라고 한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다양화되고 현대화된 야간 행사 기획을 보니 북에도 신세대 연출자가 새로 영입된 것 같다”며 “북한에도 탁현민이 존재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10일 0시에 열병식을 한 것에 대해선 “당일의 의미를 최대한 숭고하게 받든다는 뜻으로 하루의 첫 시작인 0시에 열일 제치고 열병식을 거행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연설 중 김정은이 눈물을 보인 데 대해선 “어렵고 힘들지만 견디고 가자는 감성적 접근으로 인민의 동의를 확보하려는 새로운 통치기법”이라며 “김정은의 눈물에 참석한 주민들도 같이 울먹이며 화답한다”고 해석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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