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 역대 최대 수준인 2월과 비슷
매물 급감하고 전셋값은 고공행진...전세대출 더 늘어날 수 있어

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이 역대 최대였던 2월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으로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1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조1623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2조6911억원(2.8%) 늘었다. 이 같은 증가폭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역대 최대인 지난 2월(2조7034억)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18조7091억원(23.3%)이 많다.

올해 들어 5대 은행 전세대출의 전월대비 증가폭은 2월에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3월(2조2051억원), 4월(2조135억원), 5월(1조4615억원), 6월(1조7363억원), 7월(2조201억원), 8월(2조4157억원)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다. 

여기에 최근 신용대출로 전세보증금 증액분을 해결하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전세대출 증가액에 포함되지 않은 더 많은 전세자금용 대출 수요가 있었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신용자의 경우 신용대출을 받는 게 보증료까지 내야 하는 전세대출보다 금리도 낮고 신청 절차도 간편해 전세보증금 증액을 신용대출을 받아 해결했을 것"이라며 "전세보증금 목적으로 받은 신용대출까지 감안하면 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은 사상 최대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차시장 성수기는 3월 개학 전 학부모들의 이사 수요가 몰리는 연말·연초로, 비수기에 해당하는 7∼9월에 전세대출이 전월 대비 2조원대씩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물건이 줄고 거래 자체가 급감한 가운데,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건수는 5055건으로 올해 들어 최저를 기록,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가장 적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53% 올라 2015년 4월(0.59%)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으며,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12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또한, 지난 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4%로 작년 8월 이후 61주 연속 상승했으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올라 67주 연속 상승했다.

이에 은행권에선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임대인이 세입자와 연장 계약을 체결할 때 전세보증금을 크게 올려 보증금 증액 연장 계약을 맺는 등의 상황 때문에 당분간 전세대출이 꾸준히 늘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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