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을 정점으로 어려운 시기 헤쳐나가야"
"권세 다 부리지 말라. 다하면 원수 만나게 돼"

정명호(63·사법연수원 13기) 서울고검 검사

정명호(63·사법연수원 13기) 서울고검 검사가 8일 퇴임사에서 “지금 우리 검찰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내우외환의 '검란' 상황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정 검사는 이날 서초동 서울고검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식에서 “검찰 가족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굳게 뭉쳐 다수의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정권의 비리 의혹을 수사한 윤 총장의 측근들을 좌천시키거나 지방으로 보내는 등의 인사 문제,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해체하는 정부 차원의 직제 개편 등 ‘검찰 흔들기’가 이어지는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정 검사는 1983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37년차 최고참 검사다. 특히 정 검사는 서울지검 특수1부를 거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4과에서 근무하는 등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부산지방 부부장검사, 청주지검 부장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북부지검 형사3·2부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연수원 동기다. 추미애 법무장관(연수원 14기)의 1기수 선배고 윤석열(연수원 23기) 검찰총장보다 10기수나 위다.

정 검사는 “여덟 분의 대통령을 모실 만큼 기나긴 검사 생활을 정년 퇴임으로 마치게 됐다”며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 없는 검사 생활을 뒤로하고 앞으로 변호사로서도 항상 정의에 편에 설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 “권세를 지녔다 해도 다 부리지 말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를 만나게 된다”며 명심보감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조상철(51·23기) 서울고검장은 이날 정 검사의 정년 퇴임식에서 “37년간 근무하며 너무 고생 많으셨다. 다른 후배 검사들의 모범이 되셨다”며 찬사를 보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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