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후 칼럼] 중국의 속국 자처하는 'K-외교'와 'K-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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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10.08 10:19:47
  • 최종수정 2020.10.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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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조선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은 그야말로 우물안의 개구리다. 언제 우물 밖 세상에 눈을 뜰 것인지 요원하기만 하다. 전 세계와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 스스로 만족하고 사실상 중국의 속국임을 자처하는 K-외교·K-저널리즘에 진절머리가 난다.
박상후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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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일본·오스트레일리아(호주)·인도 외무장관과 일본 도쿄에서 비공식 4자(者) 안보회의을 갖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실현이 공동의 목표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4자 회담이 국제적 관심을 모으게 된 것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세 나라도 중국과 극도의 긴장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현재 중국과 라다크 지역을 둘러싸고 전면전(全面戰) 직전에 있는 상태이고, 호주도, 중국의 전방위적 침투공작이 드러난 이래, 미국의 대중(對中) 제재에 전면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尖閣〕 제도의 영유권 문제를 비롯, 외교·군시적으로 중국과 가장 험악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총리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임 총리의 노선을 계승, 미국 및 중화민국(대만)과의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중국에 대항하고 있다. 4자 협의체는 그야말로 인도·태평양의 반(反)중국연합체다.

4자 회담은 냉전이 시작되면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각국이 조직한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닮아있기 때문에 '아시아판(版) 나토'라고 불리기에 충분하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번 4자 회동이 장래에 제도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도 앞으로 정기적으로 회담을 갖는데 동의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인도·태평양은 자유롭고 개방돼야 하며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네 나라가 모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 나라가 지금까지의 행보를 제도화시키면 진정한 안보의 틀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폼페이오는 또 "중국 공산당은 홍콩에서 50년동안 고도의 자치를 보장한다는 1국가2체제의 약속을 저버려 미국은 대만에서 무슨일이 일어날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히 미국과 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는 "이는 자유와 전체주의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할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는 "군사력으로 약자를 위협하려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인류애와 도덕, 자유 등 세계 보편의 가치관에 반(反)하는 전체주의 중국 공산 정권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 폼페이오의 이 같은 설명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4자 회담의 대의(大義)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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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호주)·인도 4개국 외무장관이 일본 도쿄에 모여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실현'이라는 주제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대중(對中) 공동 대처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중국 공산당은 전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심을 드러내 왔다. 소위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지구적 규모에서 경제적 확장을 거듭해왔으며 남중국해의 군사 요새화를 추진, 각국 선박의 자유로운 항해를 위협해 왔다. 또 대만에 대한 무력(武力) 병합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 또, '우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전 세계에 퍼뜨린 것처럼, 중국인에 대한 공산당의 박해, 세뇌의 모델을 세계에 수출, 각국의 민주 정부를 전복시켜, 중국 공산당이 주창하는, 소위 ‘인류운명공동체’의 판도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4자 회담 구도는 세가지 미국의 대중(對中) 세부전략 프레임과 맞물려 있다. 첫 번째는 제1도련(島連)이다. 제1도련은 필리핀에서 대만·센카쿠·오키나와·일본을 잇는 대중 포위망이다. 중국이 제1도련을 돌파하게 되면 그들의 핵잠수함이 태평양 깊숙이 진출해 아시아 각국과 호주는 물론이고 캐나다와 미국까지 직접 위협하게 된다. 두 번째는 동중국해·남중국해·인도양에서 중공의 확장을 저지하는 동시에 인도를 도와 남아시아에 대한 중공의 도발을 저지하는 것이다. 미국은 인도와 함께 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의 해상교통로이기도 한 말라카해협(海峽)을 완벽하게 봉쇄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는 유럽·아시아·북미를 잇는 미국·캐나다·영국·호주·뉴질랜드 5개국의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의 프레임과도 중첩돼 있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몽(中國夢)을 꾸고 있는 한국은 4자 협의체 '쿼드'(Quad)의 프레임에서 소외되기를 자청(自請)했다. 자유세계의 일원이 되기를 포기한 것이다. 4자 협의체 회담은 아직까지는 비공식 안보회의체라 이번에 비록 공동성명을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NHK 인터뷰에 그 취지가 온전히 담겨 있다. 따라서 전 세계는 한국이 세계보편의 가치가 아니라 전체주의인 중국 공산당의 편에 서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4자 협의체에 베트남과 뉴질랜드 등을 더한 '쿼드플러스'에 속하기를 한국 정부가 외면한 것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안보와 경제를 포기한 것과 같다. 자유세계와 전체주의 사이의 선택은 차치하고서라도, 미국과 일본, 그리고 인도와 호주 등이 지키려는 남중국해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은 우리로서도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대외교역에 의지하는 한국의 상선(商船)도 남중국해를 통과해야 하고 중동에서 도입하는 원유도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동중국해·남중국해·말라카해협·인도양이 우리 영해는 아니더라도, 이 해역이 위협을 받으면 우리나라 경제도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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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미국·일본·인도·필리핀 4개국의 해상 전력이 남중국해에서 공동 훈련을 실시했다.(사진=로이터)

한국은 국제 정세에 귀를 닫고 사는 국가다. 이는 현(現) 정부뿐 아니라, 소위 언론 매체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쿼드 4개국, 공동성명 못냈다…일본·인도 "중국 자극 곤란" 난색〉이는 제목의 기사를 보고 경악했다. 비공식 협의체에서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은 것을 두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일본과 인도의 입장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이 기업에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탈(脫)중국을 장려하고 있는 마당에, 일본이 경제회복을 하려면 중국의 무역투자를 끌어들이고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속내를 가지고 있다고 멋대로 해석했다. 그런가 하면 인도도 전(全)방위 외교를 지향하고 있어 중국을 자극하는 것은 곤란한 입장이라고 일본 내 친중매체인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을 인용해 엉뚱하게 해석했다. 아예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즈'의 기사를 전재(轉載)하는 수준으로 작성된 〈중국 전문가 "각국 셈법 달라 쿼드 성공 힘들 듯"〉이란 제목의 특파원발 기사를 게재한 매체도 있었다. 선이(沈逸) 푸단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교수의 글로벌타임즈 기고문을 그대로 옮긴 이 기사는 중국의 주의주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스스로 초(超)강대국이 되려 하는 인도가 미국의 장단에 맞춰 춤출 의도가 전혀 없다거나 정상국가화를 추구하는 일본도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과 거리를 둘 것이라는 중국 관변학자의 견해를 그대로 소개한 것이다.

19세기 조선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은 그야말로 우물안의 개구리다. 언제 우물 밖 세상에 눈을 뜰 것인지 요원하기만 하다. 전 세계와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 스스로 만족하고 사실상 중국의 속국임을 자처하는 K-외교·K-저널리즘에 진절머리가 난다.

박상후 객원 칼럼니스트(언론인 · 前 MBC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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