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명진 소장 ]코로나19 대처 심리학의 단계에서 벗어나야
[기고/이명진 소장 ]코로나19 대처 심리학의 단계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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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2020120COVID19가 처음 확진된 후 8개월이 지났다. 사스와 신종 독감을 거쳐 메르스를 겪으면서 전염병에 대해 많은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전염병은 심리학의 단계에서 시작해서 수학의 단계를 거쳐 의학의 단계에서 극복된다고 한다. 초기 전염병에 대한 정보가 없고 사람이 죽어 나갈 때 심리적으로 극심한 공포를 겪는다. 모든 생활이 정지되고 제한되는 셧다운(shutdown)이 시행된다. 심리학의 단계다. 시간이 지나면서 병에 대한 전염경로와 감염자에 대한 역학을 파악하며 심리학에서 수학의 단계로 넘어간다. 수학의 단계는 병에 대해 알게 된 의학 지식과 축적된 경험, 통계적 수치를 바탕으로 감염예방의 기준을 만들고 이를 활용하여 제한 된 생활을 회복해 간다. 마지막 의학의 단계는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거나, 일명 집단면역으로 불리는 허드 면역(herd immunity)이 도달한 때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마스크의 효과와 끝까지 생명을 놓지 않는 의료진들의 높은 소명의식과 의학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잘 대응해 왔다. 문제는 코로나19 대응방법을 지금처럼 계속 끌고 가면 안 된다는 점이다. 경제와 교육과 일상생활이 붕괴되고 있다. 긴급자금지원이 있었지만 언 발에 물 붓는 긴급처방에 불과하다. 온라인 교육은 학생들의 학업격차를 더 크게 벌려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국민을 우울과 고독감에 깊이 빠지게 하고 있다.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다.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여 쳐다만 보거나 근처만 지나가도 감염이 되어 죽는 것으로 착각하는 착시현상에 빠지게 하고 있다. 내가 생활하는 집단의 사람들은 무균상태이고 타인이 활동하는 영역에는 독이 품어져 나오고 있다는 근거 없는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다. 과도한 공포심은 군중들에게 분노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페스트가 창궐하던 중세시대에 많은 사람이 마녀사냥으로 무고한 희생을 당했다. 전형적인 심리학의 단계다.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키며 질병관리에 힘을 실어 주고 있지만 질병관리청의 대응수준은 국민을 심리학의 단계에서 벗어나 수학의 단계로 진입시키지 못하고 있다. 아쉽게도 정치가 의학을 이용하고 있다는 불신만 주고 있다. 이제 8개월간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분석하여 수학의 단계에 진입시켜야 한다.

최근 감염병 전문가들이 심리학 단계에서 수학의 단계로 갈 수 있는 의미 있는 분석과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분석과 의견을 근거로 몇 가지 대응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근거와 공평성이 있는 안전수칙을 제시해야 한다. 2미터 거리두기는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입이나 코에서 오염된 비말이 도달하는 거리를 말한다. 공무원들과 회사원들이 다닥다닥 붙은 거리를 두고도 코로나 확진자가 많지 않은 것은 2미터 거리두기가 아닌 마스크의 효과였다.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정도면 감염예방효과가 충분하다는 것을 지난 8개월간의 경험으로 알 수 있다. 공정성과 근거가 부족한 모임금지 기준은 변경되어야 한다. 실외에서도 한적한 거리를 지날 때나 야외 활동을 할 때에는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벗거나 입만 가리는 정도로 유연성을 두어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코로나 대응 방법을 나이에 따른 맞춤형으로 수정해야 한다. 2020102일 현재 우리나라는 총 24,027명이 확진되었고 420명이 사망했다. 치명률은 1.74%( 치명률=사망자수/확진자수 x100 )이다. 확진된 사람의 치료률은 98.26%을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80세 이상에서 21.35%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 사망자수가 209명으로 전체사망자의 50.2%. 70대는 치명률이 7.2%로 급격히 감소한다. 현재 138명이 사망하여 33.17%를 차지한다. 60대 이하에서는 치명률이 더 급격히 떨어진다. 601.16% , 500.43%, 400.13%, 300.07%이고 20대 이하에서는 사망자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통계는 확진자만을 가지고 분석한 통계 ( 확진자 치사율 Case fatality rate )이기에 실제 무증상감염자와 검사를 하지 않는 사람을 포함( 감염자 치사율 Infection fatality rate )하면 치사률은 더 떨어질 것이다.


확진자 연령별 현황 (2020.10.2.기준,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연령 구분

확진자(%)

사망자(%)

치명률(%)

80세 이상

979(4.09)

209(50.24)

21.35

70-79

1,917(8)

138(33.17)

7.2

60-69

3,808(15.96)

44(10.58)

1.16

50-59

4,445(18.56)

19(4.57)

0.43

40-49

3,198(13.35)

4(0.96)

0.13

30-39

2,927(12.22)

2(0.48)

0.07

20-29

4,775(19.94)

0(0.00)

-

10-19

1,316(5.49)

0(0.00)

-

0-9

587(2.45)

0(0.00)

-

 

1) 심리학에 근거한 초보적 대응방법에서 벗어나 중증환자 발생과 치료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2020102일 현재 위중환자는 107명이다. 이들을 담당할 감염병 전담병원은 871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무증상감염자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 회복되고 있고, 50대 이하에서는 가벼운 감기나 심한 경우 독감증상을 호소하는 정도에서 회복되고 있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나이에 맞춘 맞춤형 대응방법을 제시해야 할 때다.

2) 매년 적용하고 있는 독감에 준하는 대처방법을 적용했으면 한다. 20대 이하에서 사망자가 없고 중증의 확진자가 거의 없기에 학교등교를 독감유행 기준에 준해서 재개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근거가 부족한 방역지침이나 공평성이 결여된 행정명령 남발을 중단해야 한다. 심리학 단계에서나 통할 행태에서 벗어나 수학의 단계에 걸맞은 행정을 펼쳐 주길 바란다. 질병예방 법도 과학적 근거와 정당성을 가지고 인권침해가 되지 않도록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질병예방을 빌미로 정부가 함부로 개인정보를 다루고 있다.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분명히 짚어야 할 부분이다. 과도한 문자발송도 자제했으면 한다. 하루에도 수 십 통씩 받는 의미 없는 문자공해에 국민들 모두가 염증을 느끼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정치인들의 솔직하고 정직한 발언은 국민들에게 큰 용기와 힘을 준다. 반면 근거와 정당성이 결여된 과도한 행정명령과 정치적 발언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심리학의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만 줄 뿐이다.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 속히 심리학의 단계에서 벗어나 수학의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그래야 숨을 쉬고 교육이 이루어지고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다. 감정적 이분법 논리가 아닌 통계와 과학에 근거한 접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전문가들의 진지하고 용기 있는 의견이 개진되고 정책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이명진(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의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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