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코로나 재확산 유발했다는 역풍불까 뜨뜻미지근한 입장만
주호영, 개천절 '드라이브스루' 집회 '절대불가' 방침에 "찬성 아니지만 막을 근거가 있나"
성일종 "대면 집회는 우려 있다지만, 차량 행진까지 막는 것은 공권력의 폭력"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의 다음달 3일 개천절 '드라이브스루' 집회 '절대불가' 방침에 뜨뜻미지근한 입장을 내놨다. 이도 저도 아닌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전략'이냐는 조롱 섞인 비판이 나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7일 주요 언론에 "경찰이 (차량 집회에 대해) 이중·삼중 차단을 말하는 것은 이 정권을 비판할 길목을 막겠다는 것"이라면서 "(차량 집회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는 것도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역에 지장이 없으면 막을 근거가 있나. 법을 잘 지킨다면 그것은 국민의 권리"라고 했다.

성일종 의원은 "전두환 정권 때도 집회는 허용됐다"며 "대면 집회는 코로나 확산 우려가 있다지만, 차량 행진까지 막는 것은 방역을 핑계로 공권력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라고 차량 집회허용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차량 집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면허 취소 등의 탄압 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데 대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위배되지 않는 집회는 원활히 진행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공권력의 역할"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광복절 당일 광화문 일대에서 대대적으로 거행됐던 '대면집회'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이 촉진됐다는 역풍에 납작 엎드려 있었다. 광화문집회 등의 재야세력을 줄곧 배척한 채 로우키 모드를 취했던 것이다. 

하지만 거대 기성언론은 주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그동안의 로우키 모드와 달리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이 야당이 맞느냐는 불신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 정권이 헌법상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를 방역을 이유로 무한정 금지하고 초유의 차량 집회까지 제한하다 못해 원천봉쇄해버리는데도 한가한 논평만 내놓는다는 것이다. 특히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 '찬성도 아니지만, 막는 것도 옳지않다'라는 류의 입장은 카페에 가서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것과 같은 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25일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어 3중 차단 개념의 수도권 인근 검문소 운영으로 도심권 내 집회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 교통 요지에 총 95개 검문소를 운영하겠다는 계획 등도 밝혔다. 차량 집회에 대해서도 "준비 및 해산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위험이 있고 심각한 교통장애와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크다"면서 차량 시위 운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벌금 부과 등으로 처벌하겠다고 했다. 운전면허 정지 및 취소, 차량 즉시 견인 등의 강경 진압 방안을 줄줄이 나열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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