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국민이 해역에 떠밀려 총살당한 비극을
파렴치한처럼 몰아가는 게 개탄스럽고 분통터져”
“당국은 무슨 근거로 월북으로 몰아가느냐”

어업지도선에 남아있던 공무원증./사진=연합뉴스

연평도 인근 선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한 이모(47)씨의 친형 이래진(55)씨가 “군이 우리 국민을 총질하는 장면을 목격한 최초의 천인공노할 사건”이라며 “이 충격적이고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국가는 북한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릴 생각은 있느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이씨는 25일 페이스북에서 “멀쩡한 국민이 북한의 해역에 떠밀려 총살이라는 비극이 발생했는데 마치 파렴치한처럼 몰아가는 게 개탄스럽고 분통 터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사건 당일 연평도 해상) 조류 방향도 제가 직접 수색 당시 확인한 바로는 강화도 방향이었고, 동생의 공무원증도 배에 그대로 있었다”며 “무슨 근거로 월북이라는 용어를 내세우며 몰아가느냐”고 지적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지금 진실은 월북이나 가정사, 금전적인 문제가 아닌 우리 해역에서 머무르는 그 시간 동안 군이 무엇을 했고 지키지 않았는지가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씨는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몸이 부서지는 고통이 있지만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군과 정보당국은 전날 브리핑에서 숨진 이씨의 실종 경위에 대해 자진 월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씨가 슬리퍼를 선상에 남겨둔 채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의지해 북한으로 넘어간 뒤, 북한 선박에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이 포착됐다는 근거에 따른 판단이다. 한편 국내 언론은 이씨가 평소 채무를 지고 있었다는 보도를 냈다.

이에 대해 친형 이씨는 “돈 없고 가정사가 있으면 다 월북해야 하느냐. 빚이 있으면 나쁜 놈이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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