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불태운 건 코로나19 방역 차원으로 추정” 북한의 입장 대변하는 국방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4일 서해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하고 불태워진 공무원 이모 씨의 시신 행방에 대해 “그 해역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이날 긴급협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시신이 어디 있는가’라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질의에 “현재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이같이 추정했다.

이어 하 의원이 “북측이 시신을 불태우고 바다에 버렸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모 씨의 시신이 해역에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첩보 수준인지 그보다 더 신빙성이 높은 정보 수준인지 하는 질문에 대해선 “첩보 수준”이라고 했다.

서 장관은 시신을 태우는 불빛이 “40분 동안 보였다”고 했다.

‘시신이 훼손돼 일부가 바다에 떠다닐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시신을 찾아 유족에게 인도해야 할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주문에 “경비작전세력에 임무를 부여해 하고 있다”고 했다.

서 장관은 ‘북한이 화장해서 바다에 고이 수장해준 것이냐’는 하 의원의 질문에 “버려진 것으로 보여진다”며 “그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조치를 위해 그렇게(불태운) 한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군이 우리 국민인 공무원을 죽이고 시신을 불태운 배경을 묻는 설훈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북한이 코로나19에 절치부심하고 있어 그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도 국방위원들에게 사건의 경과를 설명하며 “북한군의 이러한 행위는 해군 지휘계통의 지시가 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안 본부장은 “북한 국경 지대 코로나19 방역 조치는 무단 접근에 무조건 사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국방부가 22일 실종자 위치를 확인하고도 북한군에 피격을 당하기까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실종됐는지 월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조난 신고를 하고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는데 군은 7시간 가까이 쳐다만 봤다” 비판했다.

군이 실종자의 사망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 때문에 일정기간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북한이 총살을 하고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운 것이 22일 밤 10시 10분”이라며 “국민들에게 시시간 브리핑을 해야 하는 중대 사건으로 보는데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어서 이틀 동안 공개를 안 했느냐”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의 어떤 내용(종전선언)과 묘하게 시간이 겹치는 부분 때문에 국민의 궁금증과 공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 장관은 “사실 여부를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유엔총회 연설과는 상관없이 첩보를 정보화해 신빙성을 높여나가는 노력을 했다”고 변명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여야 간사간 협의로 마련된 안에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에 대한 북한의 총격 등 무력도발행위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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