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국민이 북한의 총에 살해되고, 시신은 불에 태워진 급박했던 3일...대통령은 뭘 했을까?
文대통령은 세 차례의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유엔 '종전선언'-군 장성 보직신고식 '평화' 운운-아카펠라 공연 관람
네티즌들 '분노 폭발'..."문재인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창피" "저게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짓인가?"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또다시 만행을 저질렀다. 이번엔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대한민국 공무원 A씨(47)를 총으로 쏴 죽인 것도 모자라 시신을 불로 태웠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은 어땠을까? 어이없기 짝이 없다. A씨의 '실종'부터 청와대의 규탄 성명 발표까지 정확히 74시간 동안 문 대통령은 세 차례의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정치권 일각의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24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A씨의 실종부터 피격 및 시신훼손까지 이번 북한의 만행에 대해 총 4차례 보고를 받았다.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 공무원인 A씨가 소연평도 남방 2.2km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21일 낮 12시51분이다. 해경과 해군, 해수부는 선박 20척과 항공기 2대를 동원해 수색을 시작했다.

A씨는 이튿날인 22일 오후 3시30분쯤 실종신고 지점으로부터 38km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A씨는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탑승하고 있었다고 한다. 북측이 발견한 인물이 A씨일 수 있다고 파악한 것은 22일 오후 3시30분쯤이고, 오후 4시40분쯤 A씨로 특정했다고 한다. 두 첩보 모두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와 실시간 공유됐다.

문 대통령은 오후 6시36분 '북측이 A씨를 발견했다'는 실종 첩보를 서면으로 보고받았다. 이 사건에 관한 첫 대통령 보고였다. 북측은 3시간 후인 오후 9시40분쯤 A씨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군은 30분쯤 지난 오후 10시11분께 A씨 시신을 태우는 것으로 나중에 확인된 불빛을 감시장비로 파악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오후 11시 이에 대해 보고를 받았고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도 동시에 보고됐다. 보고된 첩보에는 A씨가 북한의 총격을 받고 시신이 불로 태워졌을 가능성이 포함돼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실수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오후 11시 A씨가 북한의 총격을 받고 시신이 불로 태워졌을 가능성만으로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부분을 삭제시켜달라고 유엔 측에 요청했어야 한다. 하지만 오전 1시 26분 10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연설은 그대로 방영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연설은 지난 15일 녹화돼 18일 유엔 현지에 보내졌기 때문에 연설을 전면 취소하지 않는 이상, 연설 내용을 수정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해명에 관련 전문가들은 중대한 당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차라리 연설을 전면 취소하는 게 사리에 맞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참모들의 대응도 한심하기 짝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앞서 23일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장관 회의가 소집됐다. 서훈 실장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해 오전 2시30분까지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 이들은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고 하지만, 유엔 연설이 시작되기 전 대통령에게 진행 상황을 빠르게 보고하지 않은 점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A씨를 잔인하게 살해한 사실을 관계장관회의 종료 6시간 후인 오전 8시30분 보고받았다. 서 실장과 노 실장이 30분간 A씨 사살 및 시신훼손 첩보에 관한 중간 분석 결과를 대면 보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에게 삼정검(三精劍)에 수치(綬幟)를 달아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에게 삼정검(三精劍)에 수치(綬幟)를 달아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더욱 어이없는 두 번째 실수를 저지른다. 그는 23일 오전 11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식에서 "평화의 시대는 일직선으로 곧장 나 있는 길이 아니다. 진전이 있다가 때로는 후퇴도 있고, 때로는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길이 막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자국 국민이 북한에 잔인하게 살해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평화'를 운운한 것이다.

청와대는 다음날인 24일 오전 8시 다시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국방부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분석 결과를 통보받고, 오전 9시 서 실장과 노 실장이 분석 결과를 문 대통령에게 대면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NSC 상임위를 소집해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국민들에게 그대로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서 실장은 이에 따라 낮 12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정부 입장을 정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 헤드폰을 착용하고 실감콘텐츠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 헤드폰을 착용하고 실감콘텐츠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세 번째 실수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뜨악'하다. 그는 전(全) 국민이 북한의 만행에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NSC 참석은커녕 경기 김포시 '디지털 뉴딜' 관련 행사에 참석해 아카펠라 공연을 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 '캠프원'을 방문해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사업 전략 보고회'를 주재했다. 그는 이곳에서 "저는 오늘 국민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 콘텐츠 르네상스 시대를 선언하고자 한다"며 "BTS의 유료 온라인 공연에 76만명이 모인 것은 비대면 공연으로도 흥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혼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의 공연으로 마무리됐고 문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퇴장했다. 네티즌들은 "문재인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창피하다" "자국 국민이 북한에 총맞아 죽고, 시신을 불에 태워졌는데 대통령이란 사람이 공연 보고 박수를 쳐? 저게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짓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격분했다.

서주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3시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이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고 저항할 의사도 없는 우리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며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한편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만행이) 9.19 군사합의에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끝까지 북한을 감싸 규탄의 진정성에 의심이 가는 상황이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도 백브리핑에서 "사고가 있었지만 남북관계는 지속되고 또 앞으로 견지돼야 하는 관계"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 실장과 노 실장으로부터 NSC 상임위원회의 결과와 정부 대책을 보고받은 뒤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74시간 동안 보여준 비정상적인 행동들로 말미암아 '유감 표명'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고 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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